[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지난 21일과 27일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 둘째날이었던 21일에 발사된 미사일은 지대함 KN-02 4발, 27일 발사된 미사일은 스커드미사일 4발로 추정된다.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 박근혜 대통령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관련보고를 받았으며, 김 실장은 이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에서 대북감시태세를 점검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2가지에 주목했다.
첫번째는 북한이 쏜 미사일은 모두 단거리미사일이란 점이다. 북한이 중ㆍ장거리미사일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제재나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한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내달 6일까지 진행되는 키 리졸브(Key Resolve)와 4월18일까지 진행되는 독수리(Foal Eagle) 훈련에 대응하기 위해 발사는 했지만 이산가족 상봉 등 긴장감이 완화되고 있는 남북관계를 굳이 자극할 필요가 없어 단거리를 선택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독수리훈련에서는 미국의 스텔스폭격기인 B-2와 전략폭격기인 B-52를 작전에 투입했다. 이 때문에 맞대응차원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우리 정부가 키 리졸브과 독수리 훈련에 대해 과도한 홍보를 자제하는 등 로우키(low-key)로 진행하는 것에 발을 맞췄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날에 '국가정보원 첩자'로 주장하며 억류하고 있던 선교사 김정욱씨의 존재를 공개했다는 점이다. 군사적 도발행위인 미사일 발사와 민간인 억류는 다른 성격이지만 두 사안은 '대남메시지'로 풀이된다. 남북대화와 군사대치 측면에서 모두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다음달 초 적십자 실무접촉을 북한에 제의해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북한은 이 자리에서 협상카드로 김정욱씨를 활용할 수 있다.
미사일 발사와 민간인억류는 분리해서 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사일발사는 한미훈련의 맞대응 성격이 강하지만 민간인 억류는 북한 주민에게 던지는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욱씨를 공개하며 국정원의 첩자라는 점을 강조한 것은 북한주민들에게 최근 이산가족 등으로 통일에 대한 환상이 심어질 것을 우려해 적대의식 강화차원에서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단거리미사일발사에 앞서 지난 24일 북한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3차례 침범한 것은 우리 군의 NLL 대비태세를 떠보고 낮은 강도의 도발 가능성을 인지시키기 위한 의도적 행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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