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스포츠투데이 유수경 기자]배우 이민정의 결혼 후 첫 복귀작 '앙큼한 돌싱녀'(극본 이하나, 최수영, 연출 고동선, 정대윤)가 단 한 회만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혼한 여자가 전남편을 사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색다른 줄거리와 배우들의 연기 변신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28일 방송된 '앙큼한 돌싱녀'에서는 공무원 차정우(주상욱 분)와 나애라(이민정 분)가 결혼에 골인하는 모습과 지지부진한 결혼생활, 나아지지 않는 삶 때문에 이별을 결심하는 순간이 그려졌다.
국밥집 딸로 태어나 공무원과 결혼하는 꿈을 가진 나애라는 '신데렐라'를 꿈꾸는 요즘 여성들의 모습을 대변했다. 취직 대신 결혼을 해 안정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꿈을 가진 이들, 시쳇말로 '취집'에 대한 소망을 가진 그런 여자였다.
그런 면에서 남편 차정우는 완벽한 상대였다. 기술고시를 한 번에 패스했고 두 사람은 남부럽지 않은 결혼생활을 영위했다. 하지만 야심이 컸던 정우는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애라는 열심히 그를 뒷바라지 했지만 몇 년이 흘러도 삶은 나아지지 않았고, 지친 그는 결국 이혼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람 인생은 한치 앞도 모르는 일이 아니던가. 정우는 사업을 시작한지 7년 만에 기업가치 1조원의 D&T 소프트 벤처스의 대표로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된다. 빚더미에 앉아있던 나애라는 술을 마시고 취객과 싸워 유치장에 갇히고, 정우가 그를 빼내주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한다. 애라는 정우를 다시 사로잡기 위해 발버둥치고, 정우는 그런 애라가 괘씸해 복수를 꿈꾸게 될 전망이다.
이민정은 소신 있고 당차지만 어딘가 허술한 나애라를 자신만의 매력으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실장님 전문배우' 주상욱은 어리숙한 고시생과 성공한 벤처기업가의 모습을 오가며 적재적소의 연기를 보여줬다.
'이혼'이라는 다소 어두운 소재를 참신하게 그려낸 작가와 적절한 전개 속도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감독의 호흡도 뛰어났다. 웃음과 감동을 적절히 버무린 '신로코'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고동선 PD는 전작 '달콤한 스파이' '메리 대구 공방전' '내조의 여왕' 등에서 섬세하고 감성적인 연출력을 선보인 바 있다. '앙큼한 돌싱녀'에서도 캐릭터 각각의 매력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장기를 발휘했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 현실성이 강하다는 데에 큰 매력이 있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처럼 사랑만 가지고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것는 쉽지 않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힘든 시간을 함께 견뎌내면 그 만큼 보상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교훈도 함께 전한다. 고생만 하다 섣불리 이혼한 애라는 성공한 전남편 때문에 땅을 치고 통곡하게 됐다.
'앙큼한 돌싱녀'는 결혼에 대해 고민하는 젊은 층부터 이미 결혼을 경험한 중장년층까지 세대를 불문하고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화려한 출발을 알린 이 작품이 꾸준히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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