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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차 강판 단가인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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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로 주춤한 실적 영향…1~3차 협력업체 불똥 튈까 우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현대기아자동차가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자동차용 강판을 납품하는 업체에 단가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자동차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엔저로 현대기아차가 주춤하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그룹 내 계열사인 현대제철에 자동차용 강판가격을 기존에 비해 8~9% 정도 내려달라고 요구해 일정 부분 합의했다. 포스코 역시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용 강판은 철강제품 가운데서도 고가에 속하는 용융아연도금강판으로 만드는데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는 가격은 t당 97만원 전후다. 엔저로 일본 철강업체 제품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자연스레 국내 철강업체도 납품가 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계도 이 같은 납품단가 인하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통상적인 단가인하 수준을 넘어설 경우 1차 협력업체를 넘어 2·3차 협력업체로까지 '불똥'이 튈 게 뻔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를 주 고객으로 하는 일부 협력업체는 이미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어 비상경영에 들어가 있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차가 납품업체에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한 건 최근 경영상황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각각 1.5%, 9.8% 줄었다. 특히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건 3년 만으로 영업이익률도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 2~3년간 주춤했던 미국과 일본 완성차업체들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추세를 거들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 역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요 완성차업체는 공격적으로 외형확대에 나서고 있다. 완성차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매출은 늘어도 이익이 줄어드는 현상이 악순환 돼 협력업체에 단가인하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황민경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정책의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엔저 기조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라며 “국내 자동차업체는 가격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며 장기적으로 일본 업체의 수익성 개선을 기반으로 한 해외진출 확대 및 연구개발 투자증가 등이 이어져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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