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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 수수료 인상 '벼랑 끝 승부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7초

유진투자證, 내달 10일 주식관련채권 수수료 0.3%로 상향조정
한화투자證, 내달부터 주식위탁수수료 10배 이상 올리기로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증권사들의 '제살 깎아먹기'식 수수료 출혈 경쟁에 제동이 걸렸다.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비정상적인 수수료 체계를 바로 잡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증시 침체로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수수료 경쟁만으로는 더 이상 버텨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다음달 10일부터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주식관련 사채 발행 대행 수수료를 기존 0.05%에서 0.3%로 올린다. 이는 대형증권사가 받는 수준과 동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등 여타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특화된 부문에서 제대로 된 수입을 올리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에 걸맞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지 여타 중소형 증권사들이 관심있게 지켜봐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오는 3월부터 일부 주식거래 수수료를 10배 이상 올리기로 했다. 은행 연계 계좌에 부과하던 거래 수수료를 종전 매매금액 대비 0.011%에서 0.11~0.14%로 높일 방침이다. 거래금액에 따라 수수료 부과 기준을 달리하고, 50만원 미만 소액에 대해서는 0.5%를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60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한화투자증권의 이번 시도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수수료 출혈 경쟁이 중소형 증권사의 수익성에 저해만 될 뿐이라는 것이 경영진의 판단"이라며 "앞으로 채권 등 다른 영업채널에서도 수수료 인상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작년 실적이 크게 악화된 중소형 증권사 한두 곳이 상반기 중 각종 거래수수료를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선 이런 중소형사의 실험을 반기는 분위기다. 성공할 경우 수수료 정상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대형사들은 아직 관망하는 분위기다. 실제 우리투자증권ㆍ대우증권ㆍ한국투자증권ㆍ삼성증권ㆍ현대증권 등 국내 '빅5' 증권사는 올해 주식 및 채권 관련 발행 대행 수수료를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할 방침이다.


대형증권사 한 임원은 "시장 수급이 갈수록 꼬이는 요즘 같은 시기에 수수료를 올리면 버틸 수 있는 재간이 없다"며 "중소형 증권사들이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나서고 있지만 머지 않아 더 큰 부담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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