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여왕의 마지막 메시지는 평화였다.
김연아(24)가 2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갈라쇼를 끝으로 현역 선수로서 모든 연기를 마쳤다. 김연아는 갈라프로그램 곡인 '이매진'에 맞춰 전 세계 팬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이매진'은 비틀즈의 존 레넌이 1971년 베트남 전쟁 당시 반전의 메시지를 담아 발표한 곡이다. 김연아는 캐나다의 여가수 에이브릴 라빈이 인권환경 개선기금 마련을 위해 발매한 리메이크 곡을 갈라프로그램 음악으로 택했다. 지난해 12월 크로아티아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갈라쇼에서도 푸른빛의 드레스를 입고 이 곡에 맞춰 연기하며 1993년 내전으로 1만 여명이 숨지는 비극을 겪은 크로아티아의 상흔을 달랬다.
김연아는 이날 역시 피겨 기술보다 가사에 담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구절에선 손가락을 드는 동작으로 포인트를 줬고, "당신도 함께해 세상이 하나가 되길 바란다"는 가사에선 두 팔을 끌어 모아 의미를 강조했다. 노래가 끝나는 순간에는 다시 팔을 뻗어 가슴으로 끌어안으며 기도하듯 손을 모았다. 관객들은 연기가 끝나자 큰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피겨 여왕'의 마지막을 격려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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