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2시 차기 사장 결정…박근혜정부와 운명 같이 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2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 시선이 집중된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문환·이하 방문진)가 차기 MBC 사장을 내정하기 때문이다. 후보는 세 명이다.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 이진숙 워싱턴지사장, 최명길 인천총국 부국장 등이다.
이번에 선출되는 MBC 차기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박근혜정부와 운명을 함께하는 셈이다. 그러나 세 명의 후보 모두 공영방송을 경영하고 이끌어가는 데는 결점이 많다는 지적이 MBC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안광한, 이진숙 후보는 이명박 정부 당시 MBC 직원을 대거 해고하고 시사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등에 앞장 선 김재철 전 사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최명길 후보는 이른바 '박근혜 수첩'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세 명의 후보는 오후 2시부터 방문진 이사진과 면담을 진행한다. 뒤이어 9명의 방문진 이사들이 투표를 진행해 최다득표를 얻은 후보를 사장에 내정한다. 방문진 이사진은 여권 6명, 야권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다득표로 사장이 내정되면 곧바로 주주총회를 개최해 사장을 선임하는 절차를 밟는다.
문제는 방송의 공영성에 있다. MBC 노조의 한 관계자는 "세 명 후보 모두 방송 본연의 임무인 공영성을 강화하고 이끌어 나가는 데 적절치 않은 후보들"이라며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진숙 후보는 종군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국민들의 눈에 낯익은 인물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 MBC의 공정성을 한번에 무너뜨린 인물로 내부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2012년 MBC 노조가 파업을 벌였을 때 김재철 사장의 '대변인'을 자처했던 주인공이다.
안광한 후보 역시 김재철 전 사장의 사람으로 꼽힌다. 김재철 사장 체제하에서 부사장으로 있으면서 2012년 노조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파업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를 주도했던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최명길 후보는 이른바 '박근혜 수첩'으로 거론되는 주인공이다. 이는 최 후보의 경우 정치부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특히 여권과 친분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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