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e뉴스팀]4만 피트 상공, 폐쇄된 비행기 안, 숨통을 죄어오는 이름 모를 범인의 협박, 테러범으로 누명을 쓴 남자 주인공..
어디선가 본 듯한 소재로 영화 '논스톱'은 다소 식상할 것이라는 예감을 불러 일으켰다. 단지 '액션왕' 리암 니슨과 명실상부한 연기파 배우 줄리안 무어가 만들어내는 고공 액션이 어떤 모습일 지 궁금했을 뿐이다.
그러나 20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논스톱'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숨 막히는 액션, 지루할 틈 없는 전개, 마지막까지 범인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촘촘한 설정이 긴장감을 선사했다.
영화는 알콜중독자 빌 막스(리암 니슨)가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시작한다. 사실 그는 일반인으로 가장한 항공기 보안요원이다. 엄밀히 말하면 미 정부 기관 중 하나인 TSA 소속으로 항공기 내의 합법적인 비밀무장 요원인 에어마샬이다.
그러나 비행기가 이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빌에게 의문의 메시지가 도착한다. "1억 5천만 달러를 입금하지 않으면, 20분마다 한명씩 죽이고 항공기를 폭파시키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20분 후 승객 중 한명이 살해당한다. 그것도 어처구니 없는 방식으로 말이다.
승객 모두가 용의자인 만큼 한껏 날카로워진 빌은 수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승객들은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급기야 범인이 돈을 요구한 계좌가 빌의 이름으로 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테러범으로 몰린다. 그를 믿어주는 사람은 옆좌석의 여성 젠(줄리안 무어)과 승무원 낸시(미셸 도커리) 뿐이다.
영화를 연출한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은 야박하리만치 관객들에게 범인에 대한 힌트를 주지 않는다. 모두가 범인 같고, 모두가 범인이 아닌 것 같다. 알쏭달쏭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범인이 비행기에 타고 있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의문까지 자아낸다.
게다가 영화의 도입부부터 왠지 수상해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연이어 프레임 안을 채운다. 의심쩍게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흑인, 큰 가방을 든 아랍인, 어딘지 의문스러운 미모의 금발 여인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혼란을 가중시킨다.
'논스톱'은 고공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장르에 충실하면서도 다양한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애쓴 점이 물씬 느껴진다.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액션, 승무원의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오르는 장면, 실사와 CG가 적절히 조화를 이뤄 할리우드 영화의 스케일을 느끼게 한다.
전작 '테이큰'을 통해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리암 니슨은 이번 작품에서도 결점없는 연기로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가정을 잃은 알콜 중독자이면서 억울한 누명까지 쓰게 된 인물을 연기하면서 섬세한 내면 연기를 보여준다. 주특기인 액션은 말할 것도 없다.
감독은 "주인공 빌 막스처럼 우울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로는 리암과 같이 역할에 휴머니즘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고, 함께할 수 있어 크나큰 행운이었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논스톱'은 군더더기 없는 액션 영화다. 관객들은 빌과 함께 범인을 추적해 가며 짜릿한 희열을 느낄 수 있다. 리암 니슨의 '흥행 논스톱'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500만 관객 돌파시, 내한하겠다고 선언한 그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빌이 기내 화장실에서 경보기를 테이프로 가리고 담배를 피우는 장면인데, 애연가들에게 악용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개봉은 오는 27일.
e뉴스팀 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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