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우크라이나의 반정부 시위가 유혈 충돌로 확산된 가운데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야권 지도부가 휴전에 합의했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야권 지도부가 휴전을 선언했으며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국정 혼란과 유혈사태를 종식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시위대를 이끌고 있는 비탈리 클리츠코도 "대통령이 키예프 도심에 있는 시위대 집결지를 진압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휴전 합의 사실을 전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의 유혈 충돌을 거세게 비난하며 우크라이나 제재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야권의 협상 소식을 반기면서도 유혈 사태에는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북미정상회의 참석차 멕시코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폭력사태에 대해 "선을 넘는다면 그에 상응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시위대 유혈진압을 주도한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 20여명의 미국 입국을 거부하기로 한 상황.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0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하고 제재방안을 조율하기로 했다. EU 외무장관들은 시위대 유혈 진압에 책임이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EU 입국 금지나 EU 내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쏟아지는 서방국들의 비난 속에 정부를 옹호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회담에서 키예프 폭력사태에 대해 '우크라이나 과격주의자들이 일으킨 쿠데타 시도'라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서방국들은 지난 4개월간 우크라이나 정부 및 야권과 접촉하며 개입해왔지만 이런 중재행위는 해가 될 뿐이라는 게 입증됐다"면서 "러시아는 서방국들처럼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해 의견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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