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아시아경제 이혜영·김동표·박준용 기자] "체육관 내부에서 꽝하고 큰 소리가 났고 체육관 앞쪽 오른편이 찌그러져 내렸다.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울면서 뛰쳐나왔다." 조희영 (19·여·부산외대 재학생)
"강당과 20m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굉음과 함께 비명소리가 났다. 붕괴 현장에 도착해 여학생들부터 대피시켰다. 일부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을 창문으로 탈출시키고 있었다." 정유권 (부산외대 중국지역통상학부 4학년)
10명의 사망자와 100명이 넘는 부상자를 낸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현장에 있던 학생들은 17일 밤 사고 순간을 '지옥'으로 기억했다.
사고 당시 체육관 내부에 있었던 조희영 양은 "(강당이 무너질 때) 소리를 치면서 출구를 찾았는데 다행히 내 왼편에 문이 있어서 나올 수 있었다"고 사고 당시의 급박한 순간을 전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부산외대 아시아학부 소속 신입생 등 560여명이 있었다.
쌀쌀한 날씨와 행사 진행 등으로 체육관 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 이 때문에 강당이 무너지기 시작한 순간에 학생들은 신속히 대피하지 못했다. 더구나 건물 출입구는 단 2개였고 이 마저도 붕괴로 인해 1개 문은 통행이 불가능해지면서 피해를 더욱 키웠다.
일주일 넘게 내린 눈으로 구급차가 다니는 도로 상황 역시 여의치 않았다. 구조대원들이 제설작업을 하면서 현장에 진입해야해 긴급 구조 역시 지체됐다.
신입생으로 행사에 참가했던 박 모(18)양은 "친구들이 놀라 괴성을 내며 울부짖기 시작했고 우왕좌왕하면서 출구로 몰려 들어 '내가 지금 지옥에 있는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이송된 병원에서도 큰 혼란이 빚어졌다. 사망자 7명과 부상자들이 이송됐던 울산 북구의 21세기좋은병원 응급실 류윤주 간호사는 "환자들이 많이 와 어디로 갔는지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119구급차와 사설구급차를 타고 학생들이 병원으로 왔고 일부 경상자들은 귀가조치했고, 부상자들이 응급실에 가방을 둔 채 장례식장에 내려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부상자 103명은 인근의 병원으로 흩어져 치료를 받고 일부는 귀가하고 골절 등을 입은 학생은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사고는 이번 사고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리조트를 찾은 부산외대 학생들이 체육관에서 행사를 하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건물이 붕괴되면서 발생했다. 아시아학부와 유럽미주학부 학생 총 1012명이 참가했지만, 체육관 행사에는 560명이 참석했고 이들 중 상당수는 붕괴 징후가 나타난 이후 대피했다.
경찰과 정부는 정밀감식을 통해 사고원인을 파악 중에 있으며, 정치인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학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와 병원을 찾아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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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이혜영·김동표·박준용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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