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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압수수색' 검찰, 강덕수 회장 포함 前경영진 비리혐의 초점(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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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건설에 연대보증 서며 수백억원대 손실 입혀…미군기지 이전 부지 매입시 비자금 조성 의혹도

'STX 압수수색' 검찰, 강덕수 회장 포함 前경영진 비리혐의 초점(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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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검찰이 강덕수 전 STX 회장(64·사진)을 비롯한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혐의를 포착하고 STX 본사와 계열사를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STX건설에 대한 연대보증을 서면서 회사에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끼치고 괌 현지 부지매입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17일 오전 서울시 중구 STX남산타워에 있는 (주)STX·STX조선해양·팬오션과 STX건설·STX에너지·STX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 및 경남 창원의 그룹 전산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강 전 회장의 자택 역시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STX중공업이 2009년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기지를 괌으로 이전하는 공사와 관련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전직 임원들이 회사에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끼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STX건설은 이 사업에 시공사로 참여하면서 유넥스글로벌이 군인공제회로부터 사업비 1000억원을 차입하는 데 연대보증을 섰다.


그러나 금융위기에 따른 재정압박으로 미국 정부가 이전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고, 보증을 선 STX건설은 금액을 갚아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STX건설은 300억원을 상환했지만 나머지 금액에 대해선 STX중공업의 추가 연대보증을 받아 만기를 연장했다. 추가 연대보증을 선 STX중공업은 지난해 7월 원금과 이자 등 186억원을 갚았지만, STX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여전히 550억원을 군인공제회에 상환해야 할 상황이다.

채권단은 미군기지 이전 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경영진이 섣불리 연대보증을 결정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봤다. 강 전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STX중공업은 STX건설과 아무런 지분관계가 없었는데도 연대보증을 섰고 이 과정에서 손실폭을 키웠다는 것이다.


이에 회사 측은 지난 10일, 강 전 회장을 포함한 전직 임원 5명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김진태 검찰총장 위임 이후 대기업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STX건설이 당시 차입금으로 괌 현지의 부지를 사들이면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STX 정상화를 위해 수조원대 추가자금 지원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은행 부실화를 초래하고 국민 경제에 부담을 주는 사안으로 판단했다"며 "신속한 수사를 통해 경영상 비리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때 재계 13위까지 올랐던 STX그룹은 2008년 금융위기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3월, 해운 계열사인 STX팬오션의 공개 매각을 추진하면서 숨겨왔던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핵심 계열사인 STX조선해양과 STX중공업, STX엔진도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로 전환됐다. 이어 STX엔진과 팬오션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그룹 전체가 와해됐다.


빠른 시간 안에 그룹의 몸집을 불리며 '인수합병의 귀재'로 재계의 주목을 받던 강 전 회장은 경영에서 사실상 완전히 물러나 현재 STX엔진 이사회 의장직만 맡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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