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대출사기 관련사 임원, 엽기적 초호화생활 폭로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서정기 중앙티앤씨 대표와 전주엽 엔에스쏘울 대표. 3000억원대 사기대출을 공모한 업체 대표들의 경찰 출두가 이어지는 있는 가운데 핵심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이 두 업체 대표의 신병은 묘연하다. 전 대표는 사건이 보도되기 훨씬 전에 홍콩으로 도피, 현재 인터폴의 수배를 받고 있으며 국내에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서 대표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이들 업체와 밀접한 거래관계를 가졌던 회사의 핵심임원 A씨는 "서 대표와 전 대표의 관계를 가까이서 봤을 때 사기 공모여부를 떠나 실질적인 사기대출에 전 대표의 역할이 주요했다는 정황이 많다"며 "전 대표의 경우 엽기적일 정도로 초호화생활을 했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서 대표는 사기대출건이 보도된 후에도 이틀 동안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봤다"며 "'벌을 받을 것이 있으면 받아야지'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음은 A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서 대표와 전 대표, 그리고 이번에 연루된 기업들의 관계는.
▲1969년생인 서 대표보다 전 대표가 1∼2살 더 많았다. 그 외 이번 사건에 연루된 5∼6개 업체 대표 모두 서로 호형호제하는 사이였고 이들 회사는 체육대회를 같이 열거나 명절 설 선물도 공동구매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다. 서 대표는 회사 모든 업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챙기는 스타일이었고 전 대표는 통이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서정기 대표의 행방에 대해서는 알고 있나.
▲사건이 처음 보도되고 이틀 동안은 서 대표가 회사에 출근했다. 직원들은 사장이 출근하길래 '별일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는 나오자마자 직원들 퇴직금부터 정리해줬다. KT ENS 김 모 부장 뉴스가 나가고 바로 다음 날이 월급 급여날이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인 날에는 "벌을 받을 게 있으면 받을테니 너희들은 열심히 일이나 해라"고 말했다고 들었다.
-서 대표와 전 대표 사이는 평소에 어땠나.
▲엔에스쏘울 직원들은 전주엽 대표가 재벌집 아들이고 (이번 사건에 연루된 8개사) 전체 조직의 오너로 알고 있다. 중앙티앤씨에 사업자금을 대준 것도 전 대표라는 말도 하더라. 서 대표는 이에 대해 "전 대표가 은행 사람들을 만나고 다닌다"고만 했다. 명절 때 직원들에게 지급할 상품권도 엔에스쏘울에서 사야 한다고 했을 정도로 밀접했다. 은행 사람들이 중앙티앤씨 사업장을 방문하면 직원들은 사무실을 청소하고 옷차림도 신경쓰고 그랬다. 그런데 그 은행 사람이 올 때면 항상 전 대표가 동행했다. 업계에서 전 대표는 금융전문가로 꽤 유명했다.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말하고 다녔다. 은행사람들이랑 술자리가 있다는 말을 하는 등 은행권 인맥에 대해서 항상 자랑하고 다녔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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