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노숙자 대학' 졸업식 열리던 날…"희망을 되찾았다"

시계아이콘01분 2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노숙자 대학' 졸업식 열리던 날…"희망을 되찾았다" ▲12일 성공회대 미카엘 성당에서 열린 '성프란시스대학 9기 수료식'에서 이정구 성공회대 총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AD


-12일 성프란시스대학 9기 졸업식 열려
-다양한 사연들 지닌 노숙자들 1주년간의 인문학 강의로 희망 찾아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교수님, 안 어울려 죽겠어요". "왜 잘 어울리는데 허허".

12일 성공회대 미카엘 성당 앞.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학사모를 쓴 노숙인이 몸을 흔들며 안성찬 교수에게 안겼다. 성당안에는 쑥스러운 듯 연신 졸업가운을 들썩이는 노숙인들이 자신의 시와 수필이 실린 책을 넘겨보고 있었다.


"성프란시스 대학 인문학 과정 9기 수료식을 시작합니다".

7년째 노숙인들에게 예술사를 가르쳐온 김동훈 교수의 사회가 시작되자 이들의 표정이 빛나기 시작했다.


"꼭 1년 다니셔야 한다고 협박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축하드리고 감사드립니다".


성프란시스대학 학장인 여재훈 신부는 선생님들에게(성프란시스대학에서는 배우는 사람이 선생님으로 불린다)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노숙인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쳐 재활을 돕는다는 성프란시스대학 과정이 생긴지도 어느새 10년이다. 이미 기적은 일상이 되고 있다. 노숙인 몇몇은 이미 취업을 해 평일날 열리는 졸업식에 오지 못했다.


스크린이 켜지며 그동안 1년의 활동이 나오는 영상이 나오자 학사모를 쓴 이들의 표정이 환해졌다. 철학, 예술, 글쓰기, 한국사를 배우고 봄소풍, 수련회를 갔던 추억들이 9분짜리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한 노숙인은 "저처럼 머리가 돌같이 딱 굳은 사람을 뭔가 심어주겠다고 열정을 보여주신 것에 고맙다"고 감사했다. 영상 속 교수와 자원봉사자들은 가족마냥 추석을 보내고 각종 수련회를 함께 했다.


즐거운 일만 나눈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26일은 9기 졸업생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종강을 얼마 앞두고 같이 수업을 듣던 동료를 떠나보낸 것이다. 항상 유쾌한 모습으로 동료들을 챙기던 그였다. 그의 가족이 장례를 할 형편이 안되자 이들은 물심양면으로 장례를 도왔다. 그 중에는 노숙인 시절 옆에서 누워 자던 사람의 죽음을 보며 절망에 빠졌었던 이도 있었다.


고시방을 전전하며 술로 하루를 보내고, 한 때 죽음까지 생각하는 등 다양한 사연을 지닌 노숙인들은 이제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동훈 교수는 "노숙인들이 인문학을 공부하면서 훨씬 더 스스로를 찾고 드러내는 것 같다"며 "진짜 인생을 깊게 통찰했을 때 나오는 촌철살인의 말들과 사람에 대한 이해에 대해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가 매학기가 끝날 때마다 하는 '저도 배웠다'는 말이 겉치레가 아닌 이유다.
"000 위사람은 성프란시스대학 과정을 이수했으므로 이 졸업장을 수여함".


마침내 1년 전만에도 노숙인으로 불렸던 이들이 졸업장을 받고 교수들의 축하를 받았다. 눈시울이 뜨거워진 이들도 부지기수였다. 졸업식 후 성프란시스대학이 당신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들은 답했다. "자부심이다" "등불이다" "우주다" "꿈이다"


유명을 달리한 노숙인은 한 수업 후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세상의 클러스터, 포도송이의 중심은 나이고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소중하고 귀중한 시간이었고 체험이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