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여수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와 관련해 부적절한 언행으로 논란을 일으킨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 야당이 경질을 요구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론을 지켜보던 여당도 윤 장관의 자질을 문제 삼으며 공세에 나섰다.
한정애 민주당 대변인은 6일 국회 브리핑에서 "앞서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 때에는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어리석은 국민 탓'을 하더니, 이제는 윤 장관이 입만 열면 사고를 쳐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윤 장관을 임명하기 전 '모래밭 속 진주'라고 극찬했지만 지금 국민들에게 윤 장관은 '모래사장에 흘러내린 검은 원유'에 비유될 정도"라며 "'해양 4차원 장관'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은 무개념, 무책임, 무능력, 무자격 국무위원들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외치고 있다"며 "문제의 국무위원들을 즉각 경질하고, 내각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장관들이 사고가 터지면 하나같이 애물단지로 변한다"며 "윤 장관은 장관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처신과 언행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 분통을 넘어 허탈한 실소를 연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은 최근 '공직자가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국민에게 상처를 주면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는데, 윤 장관의 언행이 이에 딱 들어맞는다"며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병완 정책위의장 역시 "윤 장관은 정유사가 이번 사고의 1차 피해자라고 말했다"며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 못하는 장관의 자질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도 가세해 윤 장관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GS칼텍스가 피해자라는 윤 장관의 생각은 일반 국민의 생각과 거리가 멀다. 괴리된 감각이다 보니 시도 때도 없이 잘 웃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심 최고위원은 또 "사고대책 논의 현장처럼 웃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웃고 있는 장관에 대해 국민은 뭐라고 생각하겠느냐"며 "(윤 장관의) 부적절한 언행이 이번만이 아닌데 그 자리에 과연 적합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함진규 대변인도 현안논평에서 "막막한 마음을 부여잡고 있는 피해주민을 위로하고 수습을 모색해야할 분이 어민의 상처 난 마음에 소금을 뿌리는 발언을 했다"며 "관계부처 수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함 대변인은 이어 "지금 장관의 역할은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피해 현황을 파악해 하루라도 빨리 피해어민 보상책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장관의 진심이 무엇이든 피해 당사자들의 눈에 불성실하고 사태 수습에 미흡한 모습으로 비친다면 자질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사고 수습에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윤 장관은 여수 기름 유출 사고 현장에서 코와 입을 막은 사진이 찍히자 "독감 때문에 기침이 나와 피해를 줄까 봐 막았다"고 말한 데 이어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는 "1차 피해는 GS칼텍스, 2차 피해는 어민"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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