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부 경영평가를 받는 공공기관들의 평가제도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졌다. 특히 정부의 개선노력에도 불구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평가단의 전문성과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능률협회는 지난해 11~12월 두 달 간 평가대상 공공기관 관계자 240명과 민간전문가 116명을 상대로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에 대한 수용도 및 활용도 조사를 실시하고 최종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2013년도 경영평가 수용도 및 활용도에 대한 종합점수는 100점 만점기준에 66.2점에 그쳤다. 전년도에 비해서는 2.9점 하락한 것이다. 요소만족도(의견수렴, 평가단활동,평가절차,평가활용 등)는 68.7점, 체감만족도(전반적 만족도, 기여수준 만족도)는 63.6점이었으며 모두 전년대비 각각 3.3점, 2.6점 하락했다.
경영평가단의 활동에 대한 종합점수는 68.1점을 기록했다. 항목별 점수를 보면 청렴성(72.3점), 친절성(70.3점), 공정성(68.6점)이 종합점수보다 높았지만 나머지 항목의 점수가 모두 하락했다. 평가단 활동의 공정성 점수(-4.7점)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경영평가단의 전문성(62.4점) 항목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성 항목은 2010년(60.5점), 2011년(61.5점),2012년(64.1점), 2013년(62.4점) 등을 기록했으며 2010년 이후 전체 항목에서 매년 최저점을 기록해왔다.
평가단에 대한 불만은 경영평가 결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경영평가 결과 활용에 대한 종합점수(70.8점, -2.9점)와 ▲평가보고서 지적사항 공감도(79.3점, -3.1점) ▲경영평가 결과 기관 사업계획 및 경영관리 활용도(76.3점,-2.1점) ▲평가보고서 기관 경영 벤치마킹 도움(72.3점, -1.5점) 등이 모두 전년에 비해 하락했다. 경영평가 결과 객관성 및 공정성(62.6점)이 가장 큰 폭(-3.8점)으로 점수가 내려갔다.
인문사회 분야 교수로 중심으로 구성된 평가단은 피평가기관의 업무영역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해 평가의 전문성과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1990년 이후 평가단 60∼70%가 대학교수이며 이 중 경영 경제 행정분야사 80%에 이른다. 2013년 경영평가단의 경우 총원 159명으로 교수 107명, 회계사 32명, 연구위원 8명, 기타 12명으로 구성됐다.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는 제도개선 보고서에서 "특정 공공기관의 전문적인 영역에 대한 이해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으며 이러한 차이가 평가단의 자질 문제로까지 확대될 우려가 있다"면서 "주요사업분야 전문가의 비율기준을 세우고 이를 지속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통상 2월에 평가단 구성을 마치고 3월부터 각 기관이 제출한 전년도 경영실적 보고서 및 관련자료에 대한 평가를 거쳐 6월에 그 결과를 확정한다. 정부는 올해는 부채관리 및 방만경영과 관련한 배점을 높이고 3ㆍ4분기에 중간평가를 해 실적이 부진한 기관장은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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