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전설' 어빙 피닉스 등판, 조던 연간 380라운드 기록, 최고수는 로모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농구전설' 줄리어스 어빙(미국)이 골프장에 나타났다.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골프장(파71ㆍ7216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610만 달러) 프로암 경기다. 어빙이 바로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가장 뛰어난 '톱 3'에 꼽힐 정도로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다. 올해로 63세, 지금은 프로암에 단골로 출전하는 골프마니아가 됐다. "골프에 푹 빠진" 스포츠스타들을 살펴봤다.
▲ 골프에 미친 '농구황제'= 대표적인 '골프광(狂)'이 마이클 조던(미국)이다.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세계연합이 맞붙는 프레지던츠컵에서는 미국팀의 부단장직을 맡을 정도로 골프계에서도 지명도가 높다. 한때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절친'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다소 소원해졌다. 2009년 우즈의 '섹스스캔들'을 폭로했다는 의심을 받아서다.
무엇보다 연간 평균 라운드가 100회, 최대 380회를 기록했다는 점이 놀랍다. 1988-1989시즌에는 NBA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지만 시상식에 불참하고 자동차로 1400㎞를 달려 파인허스트골프장에서 36홀 플레이에 나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페라리 승용차 번호판에는 아예 '예약된 골프 미치광이'라고 적혀 있다. 당연히 기량도 출중하다. 골프다이제스트가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핸디캡 3이다.
▲ 로모 "내가 최고수"= 최고수는 단연 미국프로풋볼(NFL)의 전설적인 쿼터백 토니 로모(미국)다. 핸디캡이 -3.3, 웬만한 프로골퍼를 능가하는 실력이다. 우즈와도 친분이 깊고,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는 동반플레이를 펼치며 극찬을 받기도 했다. 해마다 US오픈 지역 예선에 출사표를 던지는 등 "언젠가는 프로골퍼에 데뷔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마크 맥과이어와 배리 본즈(이상 미국) 등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출신들도 만만치 않다. 임팩트를 중시하는 골프와 야구의 비슷한 특성상 싱글핸디캐퍼들이 즐비하다. 맥과이어는 특히 시속 225㎞의 엄청난 헤드스피드를 앞세워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자로 소문났다. 핸디캡 -2.2다. 본즈도 '홈런왕'답게 장타를 앞세워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긴다.
가장 떠오르는 유망주(?)는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다. 올림픽에서 18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무려 22개의 메달을 따냈다. 구력 5년에 핸디캡 21의 보기플레이어로 출발했지만 미국 골프채널의 레슨프로그램 '헤이니 프로젝트'에 출연하면서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다. 2012년 10월 유러피언(EPGA)투어 던힐링크스챔피언십 2라운드에서는 무려 46m짜리 퍼팅을 성공시키는 진기록으로 빅뉴스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핑골프와 후원계약까지 맺었다.
▲ 호나우두 "축구계의 골프전도사"= '축구황제' 호나우두(브라질)와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 우크라이나 출신의 천재 스트라이커 안드레이 셉첸코 등 축구계에도 골프마니아들이 수두룩하다. 호나우두는 카카(브라질)에게 골프를 가르치는 '전도사' 역할을 수행했고, 베컴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제주도 나인브릿지골프장을 찾았다. 셉첸코는 이안 폴터(잉글랜드)가 "5타의 핸디캡을 줬는데 마지막 홀까지 승부를 알 수 없었다"고 높이 평가한 수준급 골퍼다.
이 밖의 종목에서는 '인간 탄환' 우샤인 볼트(자메이카), 2001년부터 4년간 세계헤비급 챔프였던 복서 레녹스 루이스(잉글랜드), 테니스스타 라파엘 나달(스페인), 미모의 비치발리볼 스타 가브리엘 리스(미국) 등이 전형적인 골프광이다. 나달은 발 부상을 당하자 프로골퍼로 종목 전환을 진지하게 고려했고, 리스 역시 '우즈의 옛 스승' 부치 하먼(미국)에게 골프를 배우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도전을 검토한 적이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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