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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과 전설의 충돌…연아, '올림픽 2연패 비트' 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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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과 전설의 충돌…연아, '올림픽 2연패 비트' 깰까 김연아[사진=대한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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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7일 개막 소치열전 감동포인트 5-①

2011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김연아(24) 선수가 검은색 재킷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김 선수는 세련된 프리젠테이션으로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을 치러야 할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평창의 경쟁지는 뮌헨(독일), 김 선수의 맞수는 카타리나 비트(49ㆍ독일)였다.


소치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김연아 선수와 비트가 다시 한번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0년 밴쿠버 금메달리스트 김 선수가 비트 이후 26년 만에 올림픽 2연속 우승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비트는 1984 사라예보ㆍ1988 캘거리올림픽을 잇따라 제패했다.

◇ 피겨계의 브룩 쉴즈
통일되기 전 동독 지역인 스타겐(현 베를린)에서 태어난 비트는 5세에 피겨를 시작했다. 유럽선수권에서 6년 연속 우승했고, 세계선수권에서도 네 차례 챔피언이 됐다. 두 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했다.


비트는 뛰어난 미모 때문에 동구권 선수로는 드물게 서구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부족한 기술을 여성적인 매력으로 채운다는 비판도 있었다.


1988년 캘거리 올림픽 때는 비트의 의상이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여자 선수들은 '단정한 의상'을 입어야 한다고 규칙을 고쳤다. 논란 속에도 비트는 금메달을 땄다. 미국 타임지는 비트를 "사회주의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라고 평가했다.


◇ 김연아 vs 비트
두 사람이 활동한 시기는 20년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러나 예술성에서 만큼은 두 사람을 피겨계의 양대 산맥으로 비교할 만하다.

비트의 표현력은 엄청난 훈련의 결과였다. 그는 일주일에 6일, 하루 10시간 가까이 훈련했다. 캘거리올림픽에서 선보인 카르멘(프리프로그램)은 비트의 프로그램 중 예술성 면에서 백미다.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정열적인 카르멘을 연기한 비트에 심판진은 높은 '예술점수'를 줬다. 비트는 6.0점 만점이던 당시 채점제에서 5.8~5.9점을 받았다.

김연아 선수는 작품에 감정을 이입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지난 시즌(2012~13) 프리 프로그램 '레미제라블'은 백미였다. 김연아는 2013 세계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서 예술점수 73.61점을 받았다.


김연아 선수와 비트는 자신의 시대에 조국과 피겨를 알린는 외교관이자 전도사다. 그러한 공감 때문이리라. 비트는 지난해 자신의 인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외교관(The Diplomat)'에서 김 선수에 대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연아가 저의 발자취를 따르는 동안 저도 지켜보며 함께 할 것입니다."


손애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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