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우즈 앞에서 이글 1개에 버디 7개 '폭풍 샷', 2타 차 선두 질주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이글 1개에 버디 7개로 9언더파 63타.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완벽한 부활모드다. 30일 밤(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에미리트골프장(파72ㆍ7301야드)에서 끝난 유러피언(EPGA)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총상금 250만 달러) 1라운드다. 그것도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와 동반플레이를 펼치면서 작성한 스코어다. 일단 2타 차 선두다.
매킬로이가 바로 2012년 마지막 메이저 PGA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이미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선수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만 메이저 1승을 포함해 시즌 4승을 수확하며 상금랭킹 1위(805만 달러)와 평균타수 1위(68.873타), 다승 1위(4승) 등 개인 타이틀까지 싹쓸이해 '매킬로이 천하'를 열었다.
하지만 지난해 나이키와의 스폰서 계약이 걸림돌이 됐다. 10년간 최대 2억5000만 달러(268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잭팟'을 터뜨렸지만 골프채에 대한 부적응이 심각했다. 연초 아부다비 HSBC챔피언십에서 '충격의 컷 오프'를 당하면서 곧바로 가시밭길이 시작됐고, 결국 무관의 설움을 톡톡히 맛봐야 했다. 언론에서는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와의 연애까지 문제 삼아 부담을 가중시켰다.
올해는 그러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1년 동안 끈질기게 골프채와 궁합을 맞췄고, 실제 지난해 12월 호주오픈에서는 세계랭킹 2위 애덤 스콧(호주)을 격침시켜 전성기의 샷 감각을 되찾았다. 새해 첫날인 1월1일에는 보즈니아키와의 약혼을 발표해 강력한 멘탈을 구축했고, 지난 1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골프장에서 끝난 아부다비 HSBC골프챔피언십(총상금 270만 달러) 공동 2위로 부활의 가능성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이날은 10번홀(파5)에서 출발해 12~14번홀의 3연속버디로 일찌감치 포문을 열었고, 16, 18, 2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더했다. 3번홀(파5)에서는 가볍게 '2온'에 성공해 이글까지 곁들였고, 만만치 않은 파3홀인 7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무엇보다 산탄총처럼 좌우로 흩어지던 드라이브 샷이 잡히면서 경기가 쉬워졌다. '송곳 아이언 샷'은 당연히 거의 매홀 버디찬스를 만들었다.
우즈 역시 버디만 4개를 솎아내며 4언더파를 치는 나쁘지 않은 플레이였지만 매킬로이의 맹활약에 빛이 바랬다. 공동 10위다. 상대적으로 티 샷 난조가 문제가 됐다. 그래서 오히려 페어웨이를 벗어난 숲속에서, 또 벙커와 러프에서도 스코어를 지키는 트러블 샷 능력이 갤러리의 시선을 끌었다.
선두권은 에두아르도 몰리나리(이탈리아)가 2위(7언더파 65타), '디펜딩챔프' 스티븐 갤러허(스코틀랜드) 등이 공동 2위(6언더파 66타)에서 추격전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막의 왕자' 헨릭 스텐손(스웨덴)은 공동 35위(2언더파 70타)에서 2라운드를 기약했다. 한국은 노승열(23ㆍ나이키골프)이 공동 17위(3언더파 69타)에서 선전하고 있고, 김시환(24)이 공동 35위에서 뒤따르고 있다. 정연진(24)은 100위권 밖으로 추락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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