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융합전략실 신설하고 임원 27% 줄여
T&C부문 폐지하고 IT부문·마케팅부문 신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황창규 KT회장이 단행한 조직개편의 키워드는 '융합'과 ' 축소'이다.
KT는 27일 조직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미래융합전략실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한 경영지원부문, 경영기획부문, 융합전략실 등 지원조직의 임원급 직책 규모를 50% 이상 축소했다. 전체 임원 수도 27%나 줄였다. 조직 전반을 간단하고 수평적인 구조로 조정해 통신사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현장·지원부서, 임원·직원 간 소통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통신 서비스와 KT가 가지고 있는 각종 계열사들의 융합을 위해서 KT그룹의 미래 싱크탱크(think tank) 역할을 수행할 '미래융합전략실'을 신설했다. 각 부문과 실, 그룹사별 핵심역량을 진단하고,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미래 성장엔진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KT는 창조경제 실현과 국가경제 발전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할 방침이다.
표현명 사장이 이끌던 T&C(텔레콤&컨버전스) 부문이 없어지고, 마케팅 부문(남규택 부사장)과 IT부문(김기철 부사장)이 새로 생겨났다. 마케팅 부문이 새로 생긴 것은 KT의 하락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IT부문 신설은 통신망을 기반으로 활용할 웹 서비스 등 각종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한 KT 내부 경험이 풍부하고 직원들의 신망이 높은 통신전문가를 전격 발탁했다. 남규택 부사장을 마케팅부문장으로 임명하고, KT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 전문가인 임헌문씨를 영입할 예정인 등 핵심인재를 발굴해 전면에 배치했다.
현장 중시 원칙에 따라 상무보 승진자 중 현장 근무자 비율을 지난해 22%에서 45%로 2배 이상 증가시켰다. 임원도 33%가 현장에서 승진했다.
황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회사가 어려운 시점에 회장으로 선임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글로벌 기업을 이끌어 본 경험과 국가 R&D 프로젝트를 수행한 노하우를 KT 경영에 접목해서 대한민국의 통신 대표기업 '1등 KT'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황 회장은 ▲최고의 품질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시장에 먼저 제공하고 ▲ICT 기반의 융합서비스로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들며 ▲KT의 성공스토리로 글로벌 시장을 리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주총회 직후 사내 직원들에게 보낸 동영상 메시지에서 황 회장은 "지난 40여일간 주변의 많은 이야기를 듣고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KT의 상황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현장 중심의 경영과 권한 위임으로 직원들이 일하고 싶고, 도전하고 싶고, 신바람 나는 1등 KT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한편 황창규 회장은 주주총회 이후 별도의 취임식 행사 없이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이노베이션 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본격적인 현장 챙기기에 나섰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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