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비용 마련위해···"선거공영제 강화 필요"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오는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감들의 출판기념회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놓고 과다한 교육감 선거 비용으로 인해 예비 후보들이 자금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현행 선거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이기용 충북교육감은 '이기용의 길' 출판기념회를, 21일 문용린 서울교육감은 '문용린의 행복동화' 출판기념회를 각각 열었다. 이들의 출판기념회에는 흡사 '정치 행사'를 연상케 할 정도로 많은 정치 인사들이 참석했다. 새누리당 측 충북 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 교육감의 출판기념회에는 충북지역 새누리당 의원 다수가 참석했으며 문 교육감 출판기념회에는 새누리당 정몽준·이혜훈 의원, 서남수 교육부 장관,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 수석 등이 참석했다.
현직 교육감들뿐만 아니라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최홍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이본수 전 인하대 총장, 설동호 전 한밭대 총장 등 교육계 인사들의 출판기념회도 지난해 말부터 잇따라 열렸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전 90일부터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없다고 되어 있어 오는 3월 5일 이전에는 횟수에 상관없이 출판기념회를 열 수 있다. 모금 한도나 사용 내역 공개 의무는 없다. 따라서 출판기념회는 공공연하게 선거 자금을 모으고 예비후보의 위세를 떨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문 교육감의 출판기념회에서 판매된 책의 정가는 '1만원'이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책을 구매한 이들은 각자 자신의 이름을 쓴 흰색 봉투 안에 돈을 넣어 내기 때문에 얼마를 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책값 명목으로 정가의 수십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는 게 관행인 것으로 알려져 2000여권의 책이 모두 판매된 이날 수억의 금액이 모금됐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이 때문에 예비 후보들의 출판기념회는 선거자금용이라는 비판과 함께 '구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같은 관행은 현행 교육감 선거 제도에서 비용이 과다하게 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교육감 후보들은 교육의 중립성 때문에 정당 지원이나 정치후원금을 받을 수 없어 자비로 선거를 치른다. 2010년 지방선거 때 교육감 선거 비용은 평균 11억5600만원이었으며, 후보 1인당 평균 4억6000만원의 빚을 졌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서 전문성을 갖춘 이라도 조직의 뒷받침이나 독자적인 재력이 없으면 교육감 선거를 치르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교육계는 선거공영제의 확대·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교총과 전교조는 "선관위 주관으로 교육감 선거 후보자의 선거벽보, 선거공보, 선거 공약서, 현수막 등을 일괄 제작·배포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또한 현재 선관위 주관으로 실시되고 있는 선거방송토론회, 합동방송연설회, 후보자 대담·토론회 등을 확대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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