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심포니의 명예지휘자 한스 그라프가 지휘봉 잡아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서울시립교향악단이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스 그라프의 말러 교향곡 10번 : 하나 클래식 시리즈 I'를 개최한다.
서울시향은 이번 공연에서 영국의 음악학자 데릭 쿡의 '연주회용 버전'으로 완성된 말러의 미완성 작품 '교향곡 10번'을 휴스턴 심포니의 명예지휘자를 맡고 있는 한스 그라프의 지휘 아래 연주한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지휘자 한스 그라프는 2012년 서울시향과 생상스 '오르간 교향곡'을 선보인 적 있다. 2001년부터 2013년까지 휴스턴 심포니를 12년 동안 이끈 후 현재 휴스턴 심포니의 명예지휘자를 맡고 있다.
이번에 선보일 말러의 교향곡 10번은 미완성 곡이다. 1악장만 관현악 총보가 남아있고 나머지 악장은 스케치만 전해진다. 이후 데릭 쿠크를 비롯한 많은 음악학자들이 나머지 악장을 보필하여 설득력 있는 완성본을 만들어냈고, 사이먼 래틀, 리카르도 샤이, 다니엘 하딩, 엘리아후 인발, 미하엘 길렌 등 기라성 같은 지휘자들이 이 곡을 연주하거나 녹음하고 있다.
교향곡 10번의 작곡 배경에는 부인 알마 말러의 외도가 있다. 말러는 어느 날 '지휘자 말러에게'라고 적힌 편지를 받았으나, 정작 열어보니 알마에게 보내는 연하의 청년 발터 그로피우스의 연서였다. 이후 그로피우스와 말러 부부가 대면한 자리에서 부인 알마는 남편을 택한다. 하지만 이후 말러는 노이로제에 걸려 프로이트에게 정신분석까지 받게 된다. 교향곡 10번은 1910년 여름에 작곡됐으나 1911년 5월18일 사망하기까지 완성을 보지 못한 것에는 그런 사정이 있었던 것이다.
또 서울시향 악장이자 뛰어난 솔로이스트인 스베틀린 루세브는 20세기 가장 아름다운 협주곡이라 일컬어지는 코른골트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사한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태인 작곡가 코른골트는 나치집권기에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할리우드 영화음악가로 오랜 시간 활동했지만, 후기 낭만음악의 전통을 가장 마지막까지 계승했던 천재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이번 바이올린 협주곡은 20세기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 하이페츠를 위해 완성한 작품으로, 유려하고 감미로운 선율에 비브라폰 첼레스타 등의 타악기들을 동원하여 환상적인 색채를 더한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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