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유럽 4개국 5개 도시 순회공연..'BBC프롬스'에서도 초청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세계 무대로 뻗어나갈 준비에 한창이다. 2005년 재단법인으로 독립해 올해로 설립 9주년을 맞은 서울시향은 오는 8월에만 유럽 4개국 5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펼친다. 특히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축제 영국 'BBC 프롬스(Proms)'에도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으로 두 번째로 초청을 받아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16일 서울 광화문 연습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은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정 예술감독은 "영국 프롬스 페스티벌은 굉장히 잘해야만 초청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런 곳에 우리가 초청됐으니 아시아에서 제일 인정받는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향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던 지난 9년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보였다. "처음 이 자리를 맡았을 때는 마음이 급했다. 그래서 예전에는 누가 물어보면 서울시향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되기 위해서는 한 20년 걸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20년을 10년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고, 그 10년도 둘로 나눠서 처음 5년은 일본 최고의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따라 잡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근데 최근에 레코딩을 했는데, 우리 연주가 더 좋더라(웃음). 놀라울 정도로 잘하고 있다."
서울시향은 올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총 세 번에 걸쳐 슈트라우스의 대표 관현악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오는 5월에는 정명훈 예술감독의 지휘로 순수 교향악의 걸작인 말러 교향곡 5번을 연주하며, 실황녹음도 함께 진행한다. 9월에는 바그너의 4부작 음악극 '니벨룽의 반지' 중 첫 작품인 '라인의 황금'도 콘서트 버전으로 처음 국내 무대에 올린다. 이 밖에 시민들을 위한 야외 및 기념 음악회도 계속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정 예술감독은 "교향악단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외 공연과 음반 발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지금까지 도이체 그라모폰(DG) 레이블로 나온 음반이 6장이고 이번에 2장이 더 나온다. 도이체 그라모폰과 장기 계약한 오케스트라도 우리밖에 없다. 지난해 말러 심포니 9번을 녹음한 것도 어려운 곡인데도 불구하고 단원들이 잘 해줬다. 지금까지 나온 것 중에 제일 좋다"고 덧붙였다.
서울시향의 목표를 물어보는 질문에 정 예술감독은 "매일매일 더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오케스트라의 원칙은 한 가지 밖에 없다. 매일 더 나은 연주를 하는 것이다. '오늘 연주를 특별히 더 잘했으면 내일은 어떡하지?'하고 걱정할 정도로. 그러니까 오늘 한 연주는 다 잊고 내일은 또 새로 시작해야 한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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