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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상품권 안 팔려 설 분위기 안나는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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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2주 앞둔 전통시장 가보니

아직 설 분위기는 안나
온누리상품권 판매 저조에 시장경기는 위축


온누리상품권 안 팔려 설 분위기 안나는 전통시장 18일 찾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원시장 입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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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설을 2주 앞두고 찾은 전통시장은 아직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았다. 선물세트를 진열한 점포는 아직 없었고 시장을 찾은 손님들도 명절준비보다 일반 장을 보고 있었다. 다음주부터 본격 설 준비에 들어간다는 시장상인의 표정은 밝기보다 오히려 씁쓸해했다. 온누리상품권이 예전만큼 팔리지 않으면서 대목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8일 오후 5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신원시장을 찾았다. 아케이드(천정)가 설치돼 있어 쌀쌀한 날씨에도 시장 안은 포근했지만 장을 보는 손님은 그리 많지 않았다. 행인이 대부분이었다.

"설 분위기가 안나네요"라는 질문에 "너무 빨리 찾아 왔다"며 면박이 돌아왔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윤여민씨는 "예전이면 모를까 지금은 명절연휴 4~5일 전에 선물세트를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뒤편에 보이는 과일상자들은 좌판에 깔 제품들이었다.

온누리상품권 안 팔려 설 분위기 안나는 전통시장 18일 신원시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한 과일점포 앞에서 물건을 살피고 있다.


몇 걸음 옆 다른 과일가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조경선 영광과일 대표는 "귤 5000원치, 바나나 한손 이렇게 사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다음주 수요일부터 세팅할 계획이다. 그때나 돼야 설 분위기를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시장상인들의 표정은 대목을 앞둔 기대감보다 아쉬움이 가득했다. 온누리상품권이 너무 안 팔려 큰일이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24년째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조성민 중앙한우 대표는 "상품권 쓰려고 강남에서도 찾아왔는데 이제는…"이라며 말을 이었다. "그 멀리서 찾아오는데 상품권만 쓰겠어요.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면서 현금도 쓰지. 상인들은 그것만 보고 있는데 기업들이 상품권을 예전만큼 안 사 걱정이에요"


온누리상품권은 정부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발행하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지난 2009년 발행된 온누리상품권은 최근 누적판매액 1조원을 달성했다. 공공기관과 대기업들이 동반성장의 명분으로 잔뜩 구매해준 덕분이었다.


지난해 총 판매량은 3257억8000만원어치. 이는 전년 4257억7000만원보다 23.5% 줄어든 수준이다. 정부가 연초 판매 목표로 삼았던 5000억원에도 65.2%만 달성한 정도다. 대기업들이 경기침체와 통상임금 이슈 등의 이유로 구매를 꺼려 규모가 급격히 줄었다.


올 초 사정도 다르지 않다. 온누리상품권 주무부처인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삼성의 경우 지난해 12월 300억원 어치를 추가 구매했다는 이유로 추가 구매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온누리상품권 안 팔려 설 분위기 안나는 전통시장 18일 신원시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좌판의 물건을 살피고 있다.


시장에 예전만큼의 온누리상품권이 풀리지 않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당장 매출에 악영향이 오는 것. 조성민 대표는 "한창 많이 들어올땐 하루에 1000만원 넘게 들어오기도 했는데 이젠 100만원 넘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제품 가격이 높은 정육점이 이런 상황이니 저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점포는 더욱 어려운 지경이다. 한 건어물 가게 주인은 "죽을 맛"이라며 손을 저었다.


송기춘 신원시장 상인회 회장은 "대기업들이 구매량을 대폭 줄여 안타깝다. 119개 점포 모두 상품권을 취급하는 곳인데 시장에 풀릴 상품권 수량이 적다보니 다들 어려운 상황"이라며 "설 대목도 옛말"이라고 아쉬웠했다.


그러나 대기업 비중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전통시장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대기업만 바라보지 말고 근본적인 자생력을 갖춰야한다는 것. 이에 신원시장은 전통시장의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매일 오전 11시 자신의 점포 앞에서 상인들이 모두 나와 고객에게 인사를 하고 매월 둘째주 화요일에는 시장 전체 바닥 물청소를 포함해 대청소를 실시하고 있다.


또 가격표시제, 원산지 표시 등 모범 시장으로서 철저한 관리를 통해 주민이 방문하고 싶은 시장으로 만들고 상인회가 주도해 스스로 고객서비스에 대한 마인드를 키워나가고 있다.


송기춘 회장은 “상인들의 인사하기, 대청소는 작지만 상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시작이 될 것”이라며 “신원시장이 서남권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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