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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유럽서도 5년만의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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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5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경제위기에 휘청대던 유럽업체들이 구조조정을 거치며 경쟁력을 회복한데다, 엔저에 힘입은 일본차 브랜드의 공세가 몰아친 탓이다. 판매대수는 물론, 시장점유율까지 떨어지며 금융위기 이후 세계 시장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공격적 행보를 보여 온 현대기아차에 제동이 걸렸다.

17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지역에서 모두 76만902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1.5% 줄어든 규모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전년 대비 2.7% 감소한 42만2930대, 기아차는 0.1% 늘어난 33만7972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가 유럽시장에서 판매가 줄어든 것은 2008년 이후 5년만이다. 점유율 또한 5년 만에 후퇴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6.1%로, 6.2%를 기록했던 전년 대비 소폭 떨어졌다.


현대기아차는 유럽 경제위기가 시작된 2009년 이후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그 결과 2008년 50만6029대(시장점유율 3.4%)였던 판매 대수는 2012년 77만2196대까지 늘었고, 같은 기간 점유율도 3%대에서 6%대로 껑충 뛰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은 지난해 4분기 들어 더욱 도드라졌다. 12월에는 점유율이 5%대로 떨어지며 2012년 4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유럽 신차시장이 13%가량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6.4% 감소했기 때문이다. 같은 달 폴크스바겐, 르노, 포드는 20% 안팎의 신장세를 나타냈고,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도 10% 이상 성장해 현대기아차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유럽뿐만이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도 5년만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125만5962대(현대차 72만783대, 기아차 53만5179대)로 5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 시장은 전년 대비 7.5%의 신장세를 나타냈고, GM, 도요타 등 대다수의 경쟁 업체들의 판매는 늘어났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각 시장에 판매하는 주요 모델의 차량 노후화와 공급부족에 직면한 가운데, 그간 경제위기, 엔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유럽ㆍ일본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회복한 탓이 크다. 치열한 구조조정을 거친 유럽 브랜드들은 물론, 일본 브랜드들도 최근 엔저에 힘입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현대기아차의 판매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저에 힘입은 일본업체들의 공세는 물론이고, 미국 시장에서는 주요 모델의 차량 노후화, 공급부족 등의 영향이 있었다. 올해 신형제네시스 등 신차 출시가 예정돼있는 만큼 판매가 늘 것"으로 기대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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