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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경영패러다임 3.0]'경영 3.0' 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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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독일의 국민 기업인 폴크스바겐 그룹은 소유-경영을 분리했다가 다시 가족경영으로 복귀했다.


폴크스바겐 그룹을 이끄는 페르디난트 피에히 감독 이사회 의장은 포르쉐의 창업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의 외손자다. 그는 지난 1970년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고 가족들이 모두 경영에서 물러난 후 23년만인 1993년 폴크스바겐의 회장에 올라 다시 포르쉐의 가족경영 시대를 열었다.

갑오년 새해는 우리 재계에서도 3, 4세 경영인 시대가 본격 도래할 전망이다. 그간 성장 위주의 한국 경제를 이끌던 재계 2세대에서 3~4세대로 파워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재계의 세대 교체가 임박했다는 얘기다.


미국의 유력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올해 아시아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 가운데 하나로 3세 경영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꼽았다. WSJ는 이 부회장에 대해 "삼성전자의 후계자로 올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삼성이 정상을 지키도록 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3세에 이어 4세 경영인들의 경영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재계 중심축 이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3~4세 경영인들의 참여로 한층 젊어진 총수 집단이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 만큼 세대 교체에 따른 이들 3,4세 경영인의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다. 경영 능력, 그리고 '노블레스 오블리제(높은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으로 요구되고 있다. 어느 하나도 부족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3세 경영인, 철저한 경영 능력 검증받는다=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영 능력은 3세 경영인에게 가장 요구되는 항목이다. 흔히 "경영능력이라는 유전자는 없다"는 말이 있지만, 능력 없는 후계자에게 승계되면 그 회사는 얼마 못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한국 경제는 경영능력의 검증이 안된 2세들이 승계한 재벌들이 외환위기 전후에 잇달아 몰락하는 것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따라서 최근 재계 3세 경영인들은 철저한 검증 과정과 혹독한 경영 수업을 필수적으로 받고 있다.


실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재용 부회장도 지난 2000년 4월 경영기획팀으로 입사한 후 1년만인 2001년 미국 제너럴일레트릭(GE)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두산은 밑바닥부터 출발해 모든 계열사를 거치며 일을 배우게 하는 독특한 경영 수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고 박두병 초대 회장의 "남의 눈칫밥을 먹어봐야 한다"는 자녀 교육 철학 때문이다.


박정원(52) 두산 회장은 일본 기린맥주에서, 박지원(49)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미국 매켄에릭슨에서 근무했다. 박용성 회장의 장남인 박진원(46) 두산 사장은 대한항공에서 사회의 첫발을 내디뎠다. 박태원(45) 두산건설 부사장은 효성에서 시작했다.


◆지분ㆍ사업 구조 개편으로 경영권 안정 보장받는다=3세 경영인의 경영권 안정은 그 기업의 미래를 보장할 정도로 중요하다. 경영권이 흔들리면 바로 위기로 이어지는 사례를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삼성, 현대차, 한화 등 국내 대기업들이 3세 경영인 체제에 대비해 경영권 안정과 사업 구조 변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삼성그룹이 사업 구조 재편을 한 것도 3세 경영인 체제 구축과 무관치 않다. 제일모직에서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했으며, 삼성에버랜드는 건물관리 부문을 에스원에 매각하고 외식사업 부문을 떼어내 별도 법인 삼성웰스토리를 세웠다.


삼성은 오너 3세들을 최고경영자(CEO) 반열에 앉히고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사장 삼각체제를 구축했다.


현대자동차 그룹도 3세 경영인 정의선 부회장을 위한 경영권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업체인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을 추진하는 것도 계열정리에 따른 시너지를 확보해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GS그룹 등도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계열사 구조조정 작업을 펼치고 있다.


한화그룹도 올해는 3세 경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현재 정기인사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지만 재계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차장)의 승진 가능성을 보고 있다. 김 회장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김 실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도덕적 의무 실천으로 사회적 책임 다한다=핀란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법제화한 국가 중 하나이다. 똑 같은 불법을 저질렀다할지라도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이들의 처벌수위가 훨씬 높다. 핀란드의 어느 재벌이 규정 속도보다 40km 과속으로 운전해 우리 돈으로 7000여만 원의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


우리 재계의 3세 경영인들에게도 강력하게 요구되는 부분이 도덕덕 의무이다. 더구나 최근 정부의 경제민주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등과 맞물리면서 그 어느때 보다 도덕적 의무 실천은 절실해졌다.


더구나 최근 동양그룹 사태로 드러난 재벌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3세 경영인에 대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재계가 3세 경영인 체제로 변하면서 상속세와 관련해 이를 제대로 논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다"며"글로벌 경제 위기속에서 3세 경영체제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을 경우 기업의 미래에도 악영향을 줄수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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