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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정치안정이 경제비전 실천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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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정치안정이 경제비전 실천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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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시장 이자율을 전제로 원금이 두 배가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대강 계산해 보는 법칙이다. 가령 금리가 8%일 때 원금을 두 배로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72/8=9'가 되어 대략 9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474'공약은 '잠재성장률 4%'와 '고용률 70%'를 달성해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그런데 잠재경제성장률을 4%로 가정한 점이 어리둥절하다. '72의 법칙'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이 4%일 때 현재 2만달러가 좀 넘는 국민소득을 두 배 가까이 늘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15년에서 18년은 걸리는데 어떻게 3년 안에 달성을 한다는 것일까?


비전은 늘 희망을 전제로 한다. 모세가 이스라엘 사람들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할 때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간다"고 강조했라도 실제 그 땅에 젖과 꿀이 흐르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었을 것이다. 고되고 험난한 여정을 넘기기 위해서는 막연하더라도 그런 비전이 필요한 것이다. 여야는 '474 공약'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 대부분의 국민들은 "박근혜정부가 임기 내에 고용률 70%와 잠재경제성장률 4%,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보겠다"는 정도의 의미로 적당히 평가절하 해서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희망 섞인 비전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474'에 근접하겠다고 생각했다면 방법론만큼은 치열하게 고민했어야 한다. 고생 끝에 도착한 가나안 땅은 젖과 꿀은커녕 풀 한포기 나지 않는 삭막한 땅이었지만 그곳에 도착한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곳에 국가의 터전을 일구고 경제를 키워서 3만달러가 훨씬 넘는 국민소득으로 '젖과 꿀을 얼마든지 살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은 희망을 구체화 시킬 수 있는 현실적이고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5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얼추 3~4년 정도로 앞당기기 위해 정부가 제시한 세 가지 큰 방법론(공공부문 개혁과 창조경제 본격화, 내수 활성화)은 구체성과 현실성이 보이지 않는다. 창조경제에 폭발적인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기에는 개념과 인프라가 아직 불투명하고, 내수활성화를 하려면 일단 10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를 해결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

기업부문의 소비라고 할 수 있는 투자 역시 글로벌 과잉 때문에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데다 상당수 대기업들은 당장 총수들의 법정판결에 매달려 있어 무슨 신규 투자계획을 세울 만한 입장이 아니다. 공공개혁의 경우도 설령 노조가 정치적 반발 없이 방만 경영을 대폭 줄이는 데 협력한다고 해서 당장 국가적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아무리 희망 섞인 내용이라도 비전을 비전답게 하려면 좀 더 납득이 가는 구체적 방법론을 이제부터라도 고민해서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걱정해야 하는 점은 또 있다. 바로 심각한 국론의 분열과 여야 정치권의 양보 없는 대치 상황이다. 정국불안과 양보 없는 대치상황은 경제공약 달성에 필요한 법안을 장기간 표류시킬 뿐만 아니라 잦은 거리시위로 이어져 사회적 비효율을 증가시킨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정치가 불안해지면 음습한 이념의 그늘에서 엉뚱한 극단주의가 발호할 가능성도 있다. '474 공약'을 향해 가는 것은 국민의 복지와 미래가 달려있는 중요한 여정이다. 가장 중요하고 구체적인 첫 실천이 올해 정치안정에서부터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474공약'에 가장 큰 위협요소는 역설적으로 경제가 아니라 혼란한 정치상황으로 읽혀지기 때문이다.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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