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재기戰…"회사 매각 총력"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회사가 처한 상황에 대한 절망과 분노는 잠시 가슴 깊이 묻어두겠다."
서명석 동양증권 사장이 회사 조기 매각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동양사태로 어려움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27일 새 사령탑에 오른 지 18일 만이다. 인력 구조조정과 조직개편 등을 통한 회사 정상화와 조기 매각 등으로 분주했던 탓에 올해 초 시무식과 신년사 발표도 생략했던 그였다.
14일 동양증권에 따르면 서 사장은 전날 동양증권 임직원에게 보낸 취임사를 통해 "(동양증권이) 계속 기업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회사를 하루 빨리 정상화시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선 자본력과 경영능력을 갖춘 새로운 대주주를 조기에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주주 교체 후 수익성 회복이 빠른 시간 내 나타나도록 모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동양 사태라는 파고를 만난 동양증권에게 회사 매각은 유일한 탈출구로 꼽힌다. 이를 위해 서 사장은 사장 내정자 신분 시절부터 동양증권 구조조정을 책임져 왔다.
현재 대만 유안타증권과 국내 금융지주사 및 증권사 한두 곳이 인수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이와 관련, 동양증권 안팎에서는 유안타의 인수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치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경우 소송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계열사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그동안 동양증권이 판매해 온 기업어음(CP)과 회사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소송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증권사가 실사에 나설 경우에는 고객정보 유출 등이 우려된다. 사실상 유안타가 유일한 대안인 셈이다. 이를 감안, 동양증권도 늦어도 3월 이내에 매각을 마무리 짓고 회사 정상화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서 사장은 "회사의 경쟁력과 수익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상황에서 하늘만 바라볼 수는 없다"고 심경을 밝힌 뒤 "비용절감 노력은 뼈를 깎는 고통과 아픔을 분담하는 희생 속에서 이미 진행돼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쟁력 회복을 위한 노력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지만 우리는 가능성과 저력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며 "(지금의) 고통과 상처 등 어려움을 보상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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