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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노환규 회장 "원격의료, 의약분업보다 더 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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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은 12일 "정부가 추진 중인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추진을 반대하고 왜곡된 건강보험제도의 근본 개혁을 원한다"며 총력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의사들은 원격의료가 2000년 의약분업보다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환규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이촌로 의사협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가 제안한 '의정협의체'에 불참하는 대신 대한의사협회가 제안하는 주제로 새로운 형태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논의할 것"이라며 "협상의 진행상황에 따라 총파업 개시는 유보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는 "정부가 대화를 통해 원격의료, 영리병원 중단, 건보제도 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협상에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노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새로운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하는데 지난 3일 정부가 제안한 의정협의체와 무엇이 다르나
▲정부가 1월3일에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할 때 어젠다를 특정하지 않고 조건도 협의하지 않았다. 당시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관련된 내용, 왜곡된 건강보험 구조적 개혁 등을 포괄해서 논의할 수 있으니 일단 대화를 시작하자고 제안해왔다. 그러나 당시에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의료계가 오해하고 있다고 했고, 원격의료·의료법인의 영리 자법인 허용 관련 광고를 게시하는 것을 보고, 협의체를 통해서 내용 수정이 어렵다는 간접적인 의사표현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정부의 협의체에 들어갈 것이 아니라 비대위에서 협상의 구체적인 어젠다와 조건을 제시한 뒤 정부가 수용한다면 협상에 임하고, 응하지 않으면 임하지 않기로 했다. 또 하나, 정부가 대화를 통해 원격의료·영리병원 중단, 건보제도 개혁에 대한 의지를 먼저 보이는 것이 협상의 조건으로 제시돼야 한다.


-정부에 제안한 세 가지 요구사항 중 우선순위를 둔 것이 있나
▲지금까지 우선순위에 대해 논의하거나 결정한 바 없다.


-비대위 회의는 언제쯤 열리나
▲현재 온라인을 통해서 비대위 상시 회의가 열리고 있고, 매주 화요일 오전 화상회의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오늘과 내일 사이에 비대위에서 몇 가지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이고, 협의체 제안과 관련된 내용은 화요일 오전 7시 회의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원격의료나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은 핑계고 근본적인 요구는 수가를 재조정이라는 견해가 있는데
▲원격의료에 대해 의사들이 가지고 있는 반대의견을 정부와 여당 측에서 매우 간과하고 있다. 의사들 대다수는 2000년 의약분업보다 원격의료가 더 큰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의협이 단순히 의료수가 인상만 원했다면 굳이 투쟁하지 않고 손쉬운 대화를 했을 것이다. 의료수가 인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건보 개혁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현 건강보험제도는 민간의료기관에 공공의료를 떠맡기고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는 원가 이하의 저수가를 적용해 값싼 의료를 강요하고, 비급여 진료를 병원에 떠맡기며 두 개를 합쳐서 수가 보존이 되도록 시장에 맡겨놓았다. 따라서 환자는 환자대로 의료비 폭탄을 안고 의사는 의사대로 값싼 의료를 강요받고 있다. 우리는 의료수가를 올려달라는 단기적인 요구사항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건보제도의 근본적인 틀을 바꾸자고 요구하는 것이다.


-총파업 날짜를 3월3일로 명시했는데 상황에 따라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나
▲우선 정부와 협의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하고 성공적인 투쟁을 위한 준비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 두 가지가 고려돼야 하기 때문에 총파업 날짜를 3월로 명시했다. 정부가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겠지만, 투쟁의 동력을 확보하는 시간이 필요해 3월3일에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 파업 기한을 못 박지 않았지만, 무기한 파업에 대한 투표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파업에 반대하는 내부 목소리도 있는데 총투표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는가
▲파업에 반대하는 의사들도 있다. 파업을 좋아하는 의사가 어디 있겠는가. 의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인 것이다. 투표 결과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굳이 예상하면 어느 한쪽으로 절대 다수가 원하거나 반대하거나 하는 그런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파업 강행 의사가 더 우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의문에 의료 민영화라는 용어가 담기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지난해 12월15일 전국의사 궐기대회를 열었는데 당시 온통 원격의료 반대, 영리병원 반대, 잘못된 건보제도 개혁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그런데 행사가 끝난 후 언론에는 의료 민영화 반대 시위로 알려졌고, 이에 대한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민영화 단어를 입에 올릴 수밖에 없었다. 의료 민영화라는 단어의 의미가 각기 다르게 해석되고 있어 의료 민영화에 대한 의협의 입장을 분명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의료 영리화·상업화, 즉 진료보다 수익 창출이 우선되는 환경은 의사들도 분명히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대정부 투쟁을 하면서 파업 외에 적절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 큰 딜레마고 모순이다.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한 준비가 미진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파업을 거론하는 이유는 의료 영리화, 상업화에 반대하는 것이고 국민과 의사 모두를 위해 적합한 의료제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 진정성에 대해 이해하는 국민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본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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