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있고 책임있는 개인이나 단체는 누구보다 법을 준수해야"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불참은 조직구조적 문제"
"한국노총 중재역할 못한 점 아쉬워"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김대환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은 8일 "경찰의 민주노총 사무실 진입은 정당한 법집행이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노사정위원회에서 출입기자들과 신년 간담회를 갖고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한 양상, 정도에는 논란이 있겠으나 법 집행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노총이 정부와의 대화를 전면 중단하면서 노사정위를 무기한 불참하기로 결정한데 대해서는 "(철도파업) 문제와 관련해 한국노총이 중재역할을 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찰의 민주노총 진입으로 인해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불참을 선언했다. 경찰의 행위가 정당한 공권력 행사라고 보는가. 위원회차원에서 유감을 표명할 생각은 없나
▲위원회서 유감을 표명할 사항은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민노총 사무실에 대한 경찰의 지침,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한 양상과 정도에는 논란이 있겠지만 법집행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영향력이 있고 책임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는 현행법을 누구보다 준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법하게 행사되는 법집행에 대해서 더 분명한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이다.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불참에 대한 위원장의 입장은 무엇인가. 정부의 중재노력은 있었나.
▲노사정위 관련법을 보면 모든 회의는 과반수가 출석하면 성립이 가능하다. 의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상황을 참작해 한노총이 불참한 상태에서 의결을 하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에 대한 경찰의 법집행을) 이유로 노사정위를 불참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잘 맞지않다. 연대도 좋지만 노정 단절보다는 중재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노사정위는 정부 위원 몇 사람이 위원으로 참여할 뿐, 정부는 아니다. 정부에 대한 항의라면 항의 대상이 잘못된 것 아닌가.
-사회적 대화의 키를 쥔 것이 정부인데 정부가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노사정위에 참여하는 정부부처는 언제든지 대화의 자세가 돼있다. 6월 취임해서 노사정위에 참여하는 정부부처 장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개인 캐릭터는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진지하게 대화를 하고 이를 통해 한 걸음 나아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대통령도 중요성과 의미를 크게 생각하고 있다. 초반에 노사정위원장 제의를 여러차례 고사했는데 이번 정부가 사회적 대화에 얼마나 의미를 부여하는지 확실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집요하게 확인했고 대통령의 의지를 확인했다. 노사정위의 정부부처가 사회적 대화를 기피하거나 그런건 없도록 앞으로도 신경써갈 것이다.
-패키지 딜은 현실 가능성이 있나.
▲예단할 수 없다. 도전적인 상황인데 달인이 아니라 즐기지는 못한다.
-패키지 딜 방식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각 개별 사안들을 보면 어떤 것은 노동계가 협의를 안하는 것이, 또 어떤 것은 사용자가 협의를 안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개별 사안을 보면 노사 관계가 그만큼 첨예하다. 타협 어려운 이슈가 널려있는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은 필요한 것이고 노동계가 오랫동안 염원했던 바이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근로자들은 지금까지 초과근무를 통해 얻는 소득을 합쳐 가계를 꾸려왔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시간에 비례한 임금체계일 경우 임금을 포기해야하는데 소득보전을 위해서는 조정이 필요하다.
-당장 한국노총이 안 들어온 상황이라 테이블 구성부터 힘든 것 아닌가
▲한국노총은 위원장 선거와 민노총의 상황이 변수다. 한국노총이 참여한 본회의에서 지난 7월 29일 임금·근로시간 특위를 의결했으므로 한노총도 사회적 책임이 있다. 현재 여러가지 이슈들이 반드시 대화와 타협을 필요로 한다. 지속기간을 거쳐 들어올 것이라 생각한다.
-필요한 사안에 따라서는 노동계 참여 없이 합의안을 마련할 것인가.
▲본회의와 상무회의는 의결 위해선 블록별로 과반수가 참석해야 한다. 형식적인 의결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동안 합의를 통해 해왔으니 이를 존중해 의결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민주노총은 회의체에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기정사실화 된 듯 하다. 참여를 위해 노력하는 방안이 있는가. 한노총만으로 꾸려졌다고 가정할 때 구속력, 파급효과가 만족할 만한 것이겠는가.
▲사회적 구속력을 가지는 타협이다. 민노총이 참여하지 않고 한노총만이 참여해서 타협이 됐다하더라도 근로조건 변화는 조합원만이 아닌 일반 근로자에게 모두 적용된다.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에 들어오지 않는 이유는.
▲민노총도 법제상으로는 노사정위 일원이다. 권리와 의무가 동시에 있는 것인데 의무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권리도 포기 내지 거부하겠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민주노총이 대규모 사업장 위주로 이뤄진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본다. 1987년 급변하는 체제 속에서 생겨난 노조로서의 지향성 때문인 것. 그러나 이미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여건이 변했고 이제는 이를 청산하는 것이 과제다. 노사정위 참여를 통한 대화와 타협, 상생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본다. 민주노총이 참여하기를 촉구하지만 조직 내에서 결정, 결단할 사항이다.
-노동계와의 물밑 접촉은.
▲정부위원들을 만나는 것보다 더 많은 회수를 근로자 위원, 노동계 위원과 만났다.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노사정의 협력, 패키지 딜은 제가 제안했고 노조측에서는 딜을 하고 타협을 한다면 이 방법밖에 없다는 것에 대해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국노총이 임원선거에 몰두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물밑 접촉과 대화를 하고 있다.
-패키지 딜에 대한 합의를 올해 상반기까지 도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올 봄 임금·단체협상에는 가이드라인이 없어 갈등상황이 표출될텐데.
▲고용노동부에서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현장 지도지침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느정도 논란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에 통상임금 관련 노사정 논의는 대법원 판결을 기준으로 쟁점이 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임단협이 다가오고 있으니 대화가 하루빨리 이뤄져 우선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로 야기된 문제에 대해 노사정이 빨리 합의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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