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안 되면 책임지고 물러날 것"
"내달 임금·근로시간 특위 가동"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대통령 직속기구인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가 노사갈등을 유발하는 현안 해결을 위해 모든 고용·노동 현안 이슈를 패키지 딜(일괄교섭)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다음 달 중으로 임금·근로시간 특별위원회를 가동해 논의를 시작하고 상반기까지 1차 합의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노사정위원회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향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를 우리나라 고용시스템 개혁의 원년으로 설정했다"며 "임금과 근로시간 그리고 사회안전망 모두를 포함하는 고용시스템을 개편하기 위해서는 개별 이슈를 넘어 모두를 망라하는 패키지 딜을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현안을 한데 묶어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노사정이 양보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정년연장법이 통과됐고 대법원에서는 통상임금 판결을 내렸다. 휴일근로와 연장근로 포함 여부를 따지는 대법원 판결도 예정돼있는 등 고용 전반의 이슈가 한꺼번에 압축적으로 드러났다"며 "이에 따라 올해는 상당한 어려움과 진통이 예정돼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여러 노동시장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노사정 간 추가적인 조율과 합의가 없으면 사회현장에서는 엄청난 갈등과 혼란을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산업현장에서 각자 알아서 처리하도록 내버려두게 되면 대립과 갈등은 더욱 격화되고 결국 해결도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노동현장의 불안을 해소하고 고용시스템을 개혁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통상임금이나 현장의 각론에 대해 개별적으로 해법을 찾기보다는 모든 것을 패키지로 묶어 테이블에 올려놓고 노사정 합의를 추진해야 한다"며 패키지 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노사정위에서는 다음 달부터 임금·근로시간 특별위원회를 가동하고 이 회의체를 통해 패키지 딜을 실질적으로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대통령 보고를 통해 통상임금 판결 후 필요한 법령개정이나 정비에 관한 논의는 노사정위로 창구를 단일화하기로 했다"며 "순탄치 않겠지만 산업현장의 혼란을 빠른 시일 내에 줄이기 위해 상반기 중으로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이 보이콧을 한 상황에서 특위 구성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국노총은 현재 위원장 선거기간인 만큼 선거가 끝나면 참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슈를 전부 모아놓고 사회적 대화와 타협이 이뤄져야 한다는 공동의 인식이 있으면 가능할 수도 있으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현 상황에서 사회적 대화와 타협은 폭풍우를 뚫고 나가는 것과 같다"며 "비행기나 선박이나 평안할 때는 순조롭겠지만 폭풍우를 만나면 달라져야 하고 이때는 기계에 맡길 게 아니라 인간의 지혜가 필요하다. 노사정 지도자들이 이를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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