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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권사 사외이사 이사회 반대표 달랑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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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이렇습니다

10개 증권사 작년 89차례 이사회에서 반대 딱 1건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증권사 사외이사들이 지난해에도 ‘거수기’ 노릇을 충실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본지가 10개 증권사의 사외이사 활동내역 공시를 조사한 결과, 이들 증권사에서 지난해 열렸던 총 89차례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반대표를 던진 사례는 단 한 건뿐이었다. 조사대상 증권사는 대우, 삼성, 현대, 미래에셋,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 동양, 대신, 동부, 메리츠종금 등 10곳이다.


사외이사 수와 안건 수를 곱하면 이들이 찬반 의견을 표할 수 있었던 기회를 헤아릴 수 있다. 이렇게 계산하면 지난해 10개 주요 증권사에서 사외이사들은 총 769차례나 찬반 의견을 표할 기회가 있었다. 이 중 단 한 건만이 반대표를 던졌을 뿐 나머지 768건은 모두 ‘찬성’에 몰렸다는 의미다.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안건, 정기 재무제표, 정관변경, 현금배당 등 일반적인 이사회 안건에서부터 해당 회사와 자회사 등 관계사와의 거래를 승인하고, 후순위채 등의 발행을 승인하는 등 회사의 주요 경영활동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수치만 놓고 보면 사외이사들은 그 결정적인 역할을 회사에 넘긴 채 회사의 선택에 따른 셈이다.


또 이 수치는 이사회에서의 찬반 의견만을 조사한 것으로, 사외이사들이 겸임해 의견을 표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위원회,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등에서 찬성의견을 표한 것을 추산하면 찬성 의견이 1000건을 넘을 수 있다. 이사회 외의 수많은 위원회에서도 사외이사들은 단 한 차례도 반대 의견을 내비치지 않았다.


동양사태 당시 동양증권의 사외이사들이 모든 이사회 안건에서 찬성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집계돼 이들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무리한 동양그룹 계열사 지원을 막거나 동양그룹의 행태에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단 한 차례도 반대표가 행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행사된 유일한 반대표는 미래에셋증권 이사회에서 나왔다. 지난해 10월24일 열린 미래에셋증권 이사회에서 김정탁 사외이사가 회사와 주요주주 간 거래 승인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물론 이때도 나머지 세 명의 사외이사가 모두 찬성 의견을 표시해 해당 안건은 ‘회사 뜻대로’ 가결됐다. 김정탁 사외이사 역시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의 이사회에서 한 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찬성 의견을 표시했지만 그나마 10월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모든 의견이 찬성으로 쏠리는 것을 막았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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