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中 두자녀 허용] 기대했던 경제효과 거둘까

시계아이콘02분 3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중국은 과연 21세기에 미국을 제치고 팍스 차이나 시대를 열 수 있을까.


오늘날 세계 경제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다. 그만큼 답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구론을 주장했던 영국 경제학자·인구통계학자 토머스 맬서스(1766~1834)가 살아 있었다면 팍스 차이나는 말도 안 된다며 간단히 결론을 내줬을 것이다. 맬서스는 인구 과잉을 재앙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구 과잉은 자원의 고갈을 가져와 인류를 빈곤과 기아의 파멸로 이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전쟁이나 전염병의 창궐을 옹호했다. 과잉 인구를 줄이기 위한 방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맬서스가 가장 비난을 받은 이유는 반인륜적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최근 중국은 그런 맬서스가 기겁할 선택을 했다. 바로 산아제한 정책 완화다. 그 동안 한 명만 낳아 기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제 두 명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맬서스의 주장에 역행하는 조치였지만 생산성 둔화를 막으려는 중국의 선택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어쩌면 중국을 파멸로 몰아갈 수도 있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오늘날 중국이 처한 가장 큰 위기일 수 있다.


인구 증가는 생산력 증대를 이끌 수도 있지만 그에 앞서 기본적으로 먹여 살려야 할 '사람의 입(人口)'이 늘어남을 의미한다. 감당하기 힘든 입을 늘린다는 측면에서 세계 최대강대국을 기대하기 앞서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를 우려해야 하지 않을까.


◆산아제한 정책 지속은 불가능= 우리나라의 국회에 해당하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한 자녀라면 두 명의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단독 2자녀' 제도를 공식 허용했다. 1979년 도입된 '한 자녀 정책'이 공식 폐지된 것이다.


중국이 산아정책을 완화한 이유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때문이다. 고령화로 부양해야 할 인구는 늘어나는데 반해 30년 넘게 지속된 한 자녀 정책 탓에 생산가능인구는 급속도로 줄고 있다. 이에 중국의 장기 성장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정책을 채택한 후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증가에 따라 부양률이 하락하면서 경제성장이 촉진되는 이른바 '인구배당효과'가 큰 역할을 했다. 세계은행은 인구배당효과 덕분에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약 0.9%포인트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의 생산가능인구는 9억3727만명으로 2011년에 비해 345만명 감소했다. 장기간 지속된 산아제한 탓에 사상 처음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23년 이후에는 매년 평균 800만명의 인구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반면 60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 2억명을 돌파했다. 2030년대 중반이면 4억명까지 늘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7명당 1명인 노인 인구가 4명당 1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만큼 생산가능인구의 부양 부담률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생산가능인구를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에 산아제한 정책을 완화한 것이다.


◆완화 효과 미미할 것= 미래에 재앙이 될 수도 있는 도박을 선택했지만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출산제한 완화 시행이 너무 늦었다고 지적한다.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은 이미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젊은 부부들이 얼마나 둘째 자녀를 가지려 할 지도 의문이다.


중국 국가계획생육위원회 추산에 따르면 이번 두 자녀 허용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구는 약 1500만~2000만에 이른다. 대상 가구를 설문조사한 결과 약 50~60% 정도만의 부부만이 둘째를 가질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은 아직 복지 체제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는데다 의료·교육 등의 사회적 인프라도 부족해 젊은 부부들이 자녀 갖기를 꺼려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소수민족이나 농촌 지역 등 이미 한 자녀 정책의 예외 규정도 많은 상황이다.


중국 사회과학원 Zuo Xuejin 이사는 "한 자녀 정책은 기본적으로 도시에 거주하는 부부들에만 영향을 미쳤다"며 "농촌에서는 자녀가 두 명인 가구가 많기 때문에 이번 두 자녀 허용 정책의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 정부가 결국 산아제한 정책 완화가 아니라 폐지로 가야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中 산아제한 완화 과연 기회인가= 중국의 산아정책 완화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베이비붐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번 산아정책 완화로 연간 100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우리나라 연간 신생아 숫자의 두 배가 넘는 것이다.


인구 증가로 소비도 늘고 경기 부양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효율적인 생산인구가 증가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다.


또 이미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그렇다고 산아제한을 서둘러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가는 더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급증한 인구를 효율적으로 관리 못 할 경우 자칫 입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군사력도 달러도 아닌 쌀이라는 주장이 있다. 중국이 세계 쌀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쌀 생산국이지만 동시에 세계에서 손 꼽히는 쌀 수입국이라는 사실은 이같은 주장의 타당성을 보여준다.


지금도 감당 못 하고 있는 입들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중국의 산아제한 완화 정책은 자칫 중국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될 수도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