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익 8조원대
전분기 영업익보다 18% 하락..130만원대서 고전할듯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삼성전자가 4·4분기 영업이익 8조3000억원을 기록해 낮아진 눈높이에도 못 미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 제기했던 성장성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향후 삼성전자의 주가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삼성전자는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59조원과 8조300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8% 증가한 수치지만 전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달성했던 것에 비해서는 18% 이상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낮아진 시장 눈높이에도 부합하지 못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4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1조2089억원, 9조7089억원이다. 4분기 초 시장 컨센서스가 영업이익 10조700억원 선에서 형성됐던 것보다 대폭 하향됐음에도 불구, 이보다 못한 잠정치를 내놓은 것이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증권사들이 향후 주가 흐름을 판가름할 열쇠로 봤던 영업이익 9조원선에도 못 미쳤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4분기 실적쇼크 주요 원인으로 일회성 비용과 스마트폰 수익성 둔화를 꼽았다. 아울러 올해에도 스마트폰 수익성 둔화, 비우호적인 환율환경이 이어지면서 실적 부진이 지속돼 단기 주가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짚었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수요가 약화되는 과정에서 아이폰 등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둔화됐고 TV부문도 약했다"며 "특히 신경영 20주년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예상보다 컸고 연구개발(R&D)비용, 환율 등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국내 정직원 뿐만 아니라 해외 직원 등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신경영 20주년 특별 상여금을 집행하면서 8000억원 이상의 일회성 비용을 지출했다. 여기에 지속적인 엔저 현상으로 원·엔 환율 1000원선이 붕괴되면서 수출 경쟁력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이에 따라 올해 실적 전망 역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의 경우 유럽 스마트폰 부진과 일회성 비용 지출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예상보다 저조했고 올해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확정 실적이 발표될 때까지 추가 가격조정이 이어질 것이며 1분기 실적은 마케팅비 감소로 4분기보다는 낫겠지만 기존 전망치 대비는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애널리스트 역시 "1분기는 영업이익이 9조원대로 전분기보다 나아지겠지만 휴대폰 부문 마진개선이 되지 않으면 주가 기간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오는 3~4월 갤럭시S5가 출시된 이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부문에서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향후 주가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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