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29일 "청와대는 여당을 한 배를 타고 있는 동지라고 인정하고 있느냐"며 상명하달식 당청관계를 정면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날 '2013년이 우리에게 남긴 숙제들'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정치의 특징은 경박함과 위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내정치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정치실종'"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이 정권재창출에 성공했지만 '정치공백'을 메우는 데는 실패했다"며 "야당과는 물론 청와대와도 대화다운 대화를 못해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은 청와대의 결정을 기다리고 집행하는 것 이외에 국민들이 기대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며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노릇만 하고 있다는 당 안팎의 비판에 동조했다.
정 의원은 이어 "집권당 의원으로서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자괴감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면서 "야당은 대선 불복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거리의 정치로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민주주의의 현주소는 어떻느냐"며 "과연 책임 있는 시민의 정치 참여가 이뤄지고 가능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국회가 국민들의 정치참여를 적극 이끌어내고 있느냐"면서 "정치에 대한 혐오감만 높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야당에도 "10년간의 집권 경험이 있는 야당은 일관성 있는 말을 하고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은 또 "민주주의라는 우리의 배가 어느 방향으로 항해해야 하는지, 왜 그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며 "철학의 빈곤으로 인해 우리의 민주주의에는 정쟁은 있으나 대안은 없다"고 알렸다.
그는 또 "내용이 있으면 오히려 더욱 진지하게 더욱 치열하게 싸울 수도 있지만, 지금은 우리가 왜 싸우는지도 모르면서 국회의사당이 아니라 길거리에서 대치하고 있다"며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이유다. 저도 분노한다"고 전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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