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투증권 품에 안은 농협금융…직원들에게 인수 당위성 설명·원칙 맞춘 전략도 주효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첫 번째는 범농협이 하나가 돼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를 위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26일 우리투자증권(이하 우투증권) 패키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배경에 대해 농협 구성원의 일치된 인수 의지를 첫손에 꼽았다.
농협 직원들에게 일일이 인수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직접 소통에 나선 임 회장 특유의 '친화력'과 '뚝심'이 우투증권 인수의 보이지 않는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농협도 M&A를 통한 성장이 필요하다"는 그의 판단은 취임 6개월 만에 빛을 보게 됐다. 농협금융은 지난 24일 우투증권 패키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임 회장은 지난 추석에 전 직원들에게 명절인사를 전하면서 "농협지주가 왜 우투증권을 인수해야 하는지"를 일일이 설명했다. 임 회장은 또 매월 두 번 이상 계열사 영업점을 방문하는 현장경영을 통해서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1조 이상이 투입되는 대형 인수합병(M&A)을 밀어붙이기 위해선 직원들의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농협중앙회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도 했다. 중앙회 이사들 앞에서 "우투증권이 얼마나 절실한지"에 대해서 직접 설명했고, 마침내 중앙회 이사회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농협금융은 우투증권 패키지 최종 입찰제안서를 낼 때 유일하게 금융당국이 정한 규칙을 그대로 지켰다. 꼭 인수해야 할 회사는 우투증권이었지만 인수가치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가격도 적었다. 그러면서도 농협금융 전체의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 흔들리지 않도록 가격을 정했다. 임 회장은 "원칙에 맞게 전략을 세운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며 "어려운 결정과정을 통해 매각원칙과 기준을 준수하고자 한 우리금융 이사회에도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11일 임 회장이 취임할 때만 해도 금융권의 관심은 농협금융 조직을 안착시키고 안정적인 운영기반을 마련할 수 있느냐에 집중됐다. 출범 이후 두 명의 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고 전산장애까지 겪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 회장은 우투증권 인수를 통해 조직을 장악하고 앞으로 그룹의 자산 구조를 균형 있게 가져가는 데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NH투자증권은 자산 규모로 업계 1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우투증권 인수를 통해 한 번에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우투증권 입장에서도 농협은행 지점뿐 아니라 전국 농축협 신용업무 취급 지점까지 총 5000여 곳에 달하는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다.
임 회장은 "우투증권 인수로 은행, 보험, 증권 등 세 가지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며 "특히 농협금융이 약했던 IB, 해외진출, 상품개발 등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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