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현대그룹과 한진해운 등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들이 초강도 구조조정안을 내놓자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에 주가가 장 초반 급등세다.
23일 오전 9시15분 현대증권은 전장대비 530원(9.17%) 급등한 6310원을 기록 중이다. 현대상선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1만1600원을 나타내고 있고 현대엘리베이터도 13%대 강세다.
현대그룹은 지난 22일 발표한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안에서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 3곳을 매각한다는 초강수를 뒀다. 금융계열사 매각을 통한 조달금액은 7000억원에서 1조원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증권은 현대그룹의 사실상 유일한 현금 창출원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그룹에서는 현대증권을 내놓지 않겠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그러나 채권단의 압박이 강해지고 비슷한 처지인 한진해운까지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자 금융사업을 철수해 미래 곳간을 채우겠다는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보다 앞서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한진해운과 한진해운홀딩스도 상승세다. 한진해운은 전장대비 140원(2.19%) 뛴 6530원을 기록 중이고 한진해운홀딩스는 25원(0.54%) 오른 4625원을 기록하며 닷새 연속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한진해운은 벌크전용선 사업부문(3000억원)과 국내외 터미널 일부 지분(3000억원)을 팔고 해외지역 사옥과 유가증권 등 비영업용자산(887억원)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대한항공이 참여하는 4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도 발표했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성북동 자택과 한진해운 보유 지분, 여의도 사옥 등을 내놓으면서까지 회사를 살리겠다는 굳은 의지를 피력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과 현대그룹이 잇따라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으며 회사 살리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자 시장에서도 이 같은 결정을 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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