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애플의 삼성전자 제소건에 대해 이르면 다음달 중에 검토를 마무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등과 관련된 특허를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 세계적으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의 판단이 어떻게 내려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공정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4월초 삼성전자가 애플을 대상으로 표준특허에 대한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한 것은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라고 주장하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앞서 애플이 2011년 4월 미국에서 삼성전자에 대해 디자인 및 비표준 특허에 관한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달 한국에서 삼성이 서울지방법원에 제3세대 이동통신 기술 관련 표준특허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한바 있다. 이를 이유로 삼성이 국내에 판매금지를 청구한 제품은 애플의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패드1, 아이패드2 등이다. 애플은 이 같은 삼성의 소송이 공정거래법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공정위 판단의 쟁점은 두 가지다. 표준특허권자가 손해배상 청구 외에 금지청구를 제기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다. 삼성이 손해배상 이외에 금지청구를 내릴 수 있는지 여부를 가리는 것이다. 서울지법은 지난해 12월 실시권을 허락받지 않은 채 임의로 표준특허를 실시한 자에 대한 침해금지청구권을 인정한바 있다. 반면 유럽연합(EU)의 경쟁당국은 표준특허권자의 금지청구를 EU조약 102조 위반의 시장지배적지위남용 행위로 판단한 사례가 있다.
두번째 쟁점은 애플이 특허 실시허락을 받기 위해 성실히 협상(Willing licensee)에 임했는지 여부다. 서울지법은 실시허락을 받기 위해 삼성전자와 성실히 협상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Willing licensee'로 보지 않은 반면 EU 경쟁당국은 표준특허 실시의 구체적 조건을 협상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고 심사보고서에서 'Willing licensee'로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지난 19일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심결례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사건"이라며 "위법여부 판단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면서 "내년 1월중에 검토를 마무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내년에 경쟁제한 가능성이 큰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행위를 규제해 나가는 방안을 추진항 방침이다. 최근 들어 특허 관련 소송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NPE의 지재권 남용행위로 생기는 부정적 기능을 최소화 시키겠다는 의도다.
노 위원장은 "최근 ICT분야 등 신시장에서 우리기업에 대한 특허, 신기술 남용행위가 빈발하고 있다"면서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술력 확보를 가로막는 특허권자의 특허권 남용 등 불공정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고,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에는 해외에 진출하는 우리나라 기업이 현지의 경쟁당국으로부터 당하는 차별적인 법집행에 대한 보호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경쟁법 규정 및 집행의 국제화를 유도하고, FTA 등에 경쟁챕터를 마련해 공정·투명한 법집행, 내외국기업에 대한 비차별 및 방어권 균등보장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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