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가슴 속에 세계지도를 그리고 꿈을 키우세요!"
18일 오후 서울 강북구 미아3동 소재 신일고등학교.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 재능기부 특강에서 강연장을 빼곡히 채운 고등학생들에게 "국제적 감각을 키워야 된다"고 주문했다. 권용원 사장은 1985년 기술고시 21회에 합격한뒤 상공부, 산자부 등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2000년 다우기술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인큐브테크 사장, 키움인베스트먼트 사장을 거쳐 2009년부터 키움증권 사장을 맡고 있다.
권 사장은 "어린친구들에겐 비행기를 타면 취항 노선도를 가져다 책상위에 붙여놓으라고 한다. 글로벌 뷰(국제적 시각)을 가지라는 뜻에서다. 지도를 보며 ‘일본이 조달금리가 낮으니 일본에서 자금을 가져오면 되겠구나. 인도네시아 채권이 좋다던데 어떤가’ 이런 글로벌 마인드를 가슴에 새긴다면 경쟁력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투자업계도 국제화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금융투자사인데도 누구는 세계지도를 펴놓고 꿈을 꾸고 있는데 다른 쪽에선 한국지도를 펴놓고 있다면 차이가 클 것"이라면서 "옛날 삼성전자가 해외진출을 위해 피땀을 흘렸던 만큼 우리 금융도 그런 숙제를 안고 있다"고 역설했다.
또 금융투자업계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경쟁심과 승부욕 만큼이나 직업윤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내 돈이 아니라 남의 돈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고객의 돈을 선량하게 관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탐욕에 너무 치우치게 되면 거품있는 직장생활을 하거나 소탐대실의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권 사장은 특히 '1조달러'라는 숫자를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연간 무역규모는 1조달러, 주식시장의 시가총액도 1조달러 수준"이라면서 "금융시장이 실물경제를 떠받치는 인프라로써 뒷받침을 해줬기 때문에 경제 규모가 전반적으로 커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전세계 인구의 1인당 평균 국내총생산(GDP)은 1만달러에 불과하다"면서 "지금까지 잘살게 만든 자본주의를 계승 발전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같은 부작용은 치료해 나가는 과정에 지금의 경제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강연 말미에 도전의 연속인 삶을 살았다고 술회했다. 그는 "창업투자사와 증권사로 옮기면서 그때마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컸다. 하지만 그 이면에 '잘하고 싶다. 멋지게 해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며 "항상 '성공의 눈앞에 가서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자문했고 그런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지금 역시 그런 욕망, 고뇌는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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