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 기업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돈을 자사 주식을 취득하는데 쏟아 붓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S&P500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기업들이 올해 3분기에 취득한 자사주 규모는 1239억달러(약 130조원)다. 지난 1년간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4481억달러에 달해 2008년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가에 근접해 있지만 크래프트푸드, 쓰리엠(3M), 보잉 등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어 연말로 갈수록 미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토니 버논 크래프트푸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3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 "기업 성장을 위한 투자와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FT는 기업들이 축적해 놓은 현금은 사상 최대 수준이지만 경제회복에 대한 불확실성과 미 정치권의 잦은 갈등으로 기업들이 생산시설 확대와 고용 확대, 신규사업 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대안으로 쌓여가는 현금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해 주주가치라도 높이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실제로 주주들이 손에 쥔 이익은 지난 1년 사이 크게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테인의 바딤 즐롯니코프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지난 1년 간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 기업들의 주가는 S&P500 지수보다 평균 17% 더 올랐고, 심지어 배당액이 높은 기업들 보다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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