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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행보서 나타난 콤플렉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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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내기' 인식·서자 등 실력·혈통 열등감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장성택 처형 후 활발히 공개활동을 하는 등 '과시형 행보'를 보였다. 현지 시찰에서 집권 초기보다 훨씬 여유로운 표정과 손짓을 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자신의 권력이 안정적이란 점을 알리려는 것이지만 그럴수록 이면에 있는 콤플렉스가 드러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 제1위원장의 대표적인 콤플렉스는 29세 나이 때문에 생기는 '풋내기' 콤플렉스다. 장성택 처형 과정에서도 이 같은 콤플렉스가 작용했다. 장성택의 사형 처벌을 확정한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 판결문에서 이런 부분을 찾아볼 수 있다.

'(장성택이) 박수를 건성건성 치면서' 등의 판결문 표현에선 경력에서 밀리는 어쩔 수 없는 콤플렉스가 읽힌다. 김 제1위원장이 장성택의 연륜과 실력에 대해 엄청난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장성택은 '청년사업부문' '부서와 산하기구' '군대' 등에 포진된 그의 측근들로부터 최고 권력자를 뜻하는 '1번 동지'라고 불렸다. 상당수의 북한 권력층이 어린 김 제1위원장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성택이 미국 등 국제사회에 '개혁가'로서 김 제1위원장의 대안 격으로 인식되는 것도 처형 이유에 포함됐다.


실제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 제1위원장의 권력 승계 과정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김 국방위원장은 후계자로 지명되기 전까지 당 지도원-과장-부부장-부장-비서를 거치면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았다. 반면 김 제1위원장은 경험이 거의 없다.


김 제1위원장은 '혈통' 콤플렉스도 갖고 있다. 그의 어머니인 고영희는 김 국방위원장과 정식 결혼한 사이가 아니었다. 서자(庶子)인 김 제1위원장은 이를 극복하고 정통을 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고전적 미인인 부인 리설주를 공개한 바 있다.


1990년대 초까지도 안보 당국은 김 국방위원장과 고영희 사이에서 난 김정철, 김정은, 김여정을 김일성 가계도에 올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전혀 주목받지 못한 존재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최근 북한은 연일 김일성 가계를 상징하는 '백두 혈통'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김 제1위원장의 모친 고영희는 일본에서 태어나 북송선을 타고 온 재일교포 출신이다. 북한은 항일(抗日)을 중요한 덕목으로 삼기 때문에 재일교포 출신을 '째포' '쪽발이'로 부르며 백안시해왔다. '째포의 아들'이란 점도 김 제1위원장에겐 트라우마다.


이 밖에 김 제1위원장의 이모가 북한을 배신한 탈북자라는 사실도 콤플렉스라고 할 수 있다. 이모 고영숙은 1998년 스위스에서 김정은 남매를 돌보다 미국으로 망명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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