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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街서 울고온 퀀트펀드, 아시아서 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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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많고 시장 비효율적이어서 유리…시장 격변기 대응력 떨어져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김유리 기자]월스트리트에서 힘이 빠진 퀀트펀드가 아시아에서 기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에서 퀀트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말 현재 아시아에서 투자하는 퀀트펀드 90개가 운용 중이다. 2006년의 41개에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퀀트펀드가 운용하는 투자자금 총액은 이 기간에 46억달러에서 73억달러로 급증했다.

국내에는 22개 넘는 퀀트펀드가 개설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국내 주요 퀀트펀드는 22개이고, 이들 펀드의 순자산액은 모두 1375억원에 달한다.


대표적인 퀀트펀드는 2006년 10월에 개설돼 현재 순자산이 238억원 규모인 '신한BNPP좋은아침펀더멘털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1[주식](종류C1)'이다.

WSJ은 아시아 퀀트펀드가 기간을 길게 잡으면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2005년 이후 아시아에서 운용되고 있는 퀀트펀드는 연평균 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퀀트펀드 수익률 8.5%와 미국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승률 6.5%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아시아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고 데이터가 풍부해지면서 아시아에서도 퀀트 같은 정교한 투자 기법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WSJ은 분석했다. 기업 실적을 주가 변동과 관련지어 분석하려면 짧아도 6년치가 필요하다. 특히 홍콩과 일본은 기업 실적 자료의 신뢰도가 매우 높아졌고 입수하기 쉬워졌다.


정크본드가 1980년대 월가를 주름잡은 데 이어 헤지펀드가 199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다면, 2000년대에는 퀀트펀드가 월가를 지배했다. 승승장구하던 퀀트펀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된 것은 2009년 이후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월스트리트의 퀀트펀드가 2009년 이후 단 한 해를 제외하고는 수익을 내지 못했고 올해도 큰 이변이 없는 한 퀀트펀드의 투자수익률이 주요 헤지펀드 중 가장 낮을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다.


시세의 변화를 앞질러가는 퀀트펀드가 길을 잃은 것은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정치인들과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정책 의지에 따라 움직이게 됐기 때문이다. 정책적인 변수가 개입돼 금융시장이 과거 추세와 다르게 등락하자 추세에 따라 투자하는 퀀트펀드는 시장과 겉돌게 됐다.


퀀트펀드가 아시아에서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요즘에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정책당국의 의지가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곤 한다. 주식선물과 통화에 투자하는 아시아퍼시픽 시스터매틱펀드는 2011년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38%의 수익률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자산 평가액이 10% 감소했다.


펀드매니저들은 아시아 시장은 개인 투자자가 많아서 선진 시장보다 뉴스에 더디게 반응하기 때문에 퀀트 트레이더를 비롯해 전문적인 트레이더에게 유리한 조건이 제공된다고 본다.


세계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아시아 퀀트 트레이딩을 담당하는 크리스토퍼 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같은 지역의 시장에서는 오래전에 사라진 비효율적인 부분이 아직 아시아 금융시장에는 남아 있다"고 말한다.


☞퀀트펀드
퀀트는 계량적인(quantatative)을 줄인 말이다. 증권시장에서 퀀트는 계량적인 분석이나 계량 분석가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퀀트펀드는 헤지펀드의 운영방식 중 하나로, 수학이나 통계 지식을 활용해 금융시장에서 가격이 어떻게 변동하는지 양상을 찾아낸 뒤 이에 맞춰 짠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매매한다. 추세를 앞질러 거래하도록 컴퓨터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것이다. 퀀트펀드에서 펀드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은 배제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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