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을 요구하는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페이스북, 트위터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일파만파 퍼지면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 주현우(27)씨가 지난 10일 대학 내 게시판에 올린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로 시작됐다. 주씨의 대자보에는 직위해제된 철도 노동자, 쌍용차 해고 노동자, 비정규직 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에 대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15일 이외수 작가는 이와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 "한 해가 저물어 가는데 이 나라의 젊은이들은 모두에게 안녕을 묻기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그 물음 뒤에 '어디로 가십니까'도 환청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어쩐지 부끄러워서 자신 있게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그대는 어떠신가요"라고 적었다.
공지영 작가는 "2013년 올해의 키워드는 단연 '안녕들하십니까?'이다"라며 "한 대학생의 양심과 용기가 이 겨울 이 나라 이 시대를 흔들고 있다. 한 사람은 결코 작은 존재가 아니구나"라며 주씨의 주장을 지지했다.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종현도 트위터 메인사진을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로 변경해 눈길을 끌었다.
주씨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는 대학가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강원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전북대 등 전국 대학 20여 곳에 비슷한 내용의 대자보들이 등장했다. 국내 대학뿐만 아니라 경기도 소재 효성고등학교와 미국 UC버클리 대학에서도 주씨의 외침에 응답하는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올라와 화제가 됐다.
하지만 주씨의 주장에 모두가 동감을 표한 건 아니었다. 14일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이 고려대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훼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베 게시판에서 한 회원은 "안녕하냐고 자꾸 묻는 사람들 때문에 안녕하지 못하겠다"며 "철도파업을 지지하면 관심이고 지지하지 않으면 무관심인가"라고 반발했다.
한편 같은 날 주씨를 비롯해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회원 300여명이 밀양 고 유한숙 어르신 추모문화제, 철도 민영화반대 촛불집회 등 사회운동에도 참여하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