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 남동아프리카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는 모잠비크. 수도인 마푸토와 인근 산업도시 마톨라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두 도시의 인구는 약 200만명으로, 매일 1850t 가량의 생활폐기물이 발생한다. 그러나 매립장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악취와 오물, 병원균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쓰레기를 주워 생활하는 300명 가량의 넝마주이들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이러한 문제가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 한국수출입은행이 30만㎡ 규모의 위생매립장 건설사업을 심사, 최근 정부가 자금을 지원키로 했기 때문이다. 위생매립장 내에는 폐기물을 선별하는 공장을 설립, 넝마주이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효과도 창출한다. 모잠비크는 내년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입찰을 시작,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이 국내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아프리카에 차관자금을 지원하면, 아프리카 정부가 이 자금으로 한국 기업에 발주하는 형식이다. 국내 기업들은 단독으로 진출하기 어려운 아프리카에 보다 쉽게 진출할 수 있다.
12일 수은에 따르면 올해 정부는 총 6개 사업, 3억7600만달러의 EDCF를 승인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EDCF 대비 28.5%에 달하는 규모다. 모잠비크의 매립장 건설사업을 비롯해 카메룬 종합병원 건립사업, 에티오피아 도로 건설사업, 르완다 국립대학교 건설사업 등 분야도 다양하다.
수은의 아프리카 집행 규모도 갈수록 늘고 있다. 2011년에는 669억원, 지난해 1415억원, 올해 1466억원 등으로 순차적으로 늘렸다. 아프리카 내 수은의 EDCF 네트워크도 확충하고 있다. 2008년 탄자니아 사무소를 개소한 데 이어, 내년 중 가나와 모잠비크에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렇게 수은이 아프리카에 EDCF 지원 비중을 늘리면서 기업들도 톡톡히 이득을 보고 있다.
아직까지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은 시작 단계에 불과한데, 수은을 교두보로 삼아 아프리카에 쉽게 발을 내딛을 수 있기 때문. 특히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진행하며 얻은 네트워크 등을 통해 향후 단독으로 사업을 수주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지금까지 EDCF를 통해 아프리카에 진출한 기업은 GS건설, 코오롱건설, 한일건설, 효성 등이다.
문재정 수은 아프리카팀장은 "한국 기업이 컨설팅 단계부터 사업시공, 구매 등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중국이 적극적으로 아프리카에 투자하고는 있지만,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한국을 적극 벤치마킹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보통신 사업과 태양광 발전소, 녹색, 신성장 분야 사업에도 지원하는 등 내년부터 아프리카 지원 규모를 적극적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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