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한국은행은 12일 오전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인 연 2.50%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종전 2.75%에서 2.50%로 낮춘 뒤 줄곧 같은 수준에 묶어왔다. 올해 금통위는 단 한 차례만 금리의 방향을 바꿨다.
금통위의 결정은 시장의 예상대로였다. 시장에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으로 전기 대비 1.1% 증가하는 등 국내 경기의 회복세를 반영하는 지표들이 나와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불확실한 대외 상황 역시 금리 조정 카드를 아껴 쓰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124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9.2%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동결 흐름과 다음 주 열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연 0.25%로 동결했고, 앞서 호주 중앙은행도 연 2.5%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한 주 뒤인 17일과 18일 FOMC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출구전략의 시점이 언급될 것으로 보여 국제 금융가의 관심이 높다.
한편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 경기 회복에 속도가 붙어도 금리인상 시점은 상당히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2014 세계경제대전망'에 기고한 내용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 글에서 "확장적 재정 및 통화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해 경기부양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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