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코스피가 2000선을 하회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연말랠리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9일 시장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 경기는 좋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고용도 살아나고 있어, 늘어난 일자리가 연말 소비심리를 자극하면서 연말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연말까지는 대형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형주 내에서는 IT 섹터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것으로 봤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코스피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유지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증시의 경우 새로운 한 해를 앞둔 특수성을 감안할 때 내년에 대한 기대감이 중요하다.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은 3% 이상의 양호한 수준이 예상되고 유로존도 1% 내외의 성장률을 보이며 불황 탈출의 서막을 알려줄 가능성이 높다. 올해와 내년 사이에 끼인 12월은 유동성과 경기가 함께 합류하는 주식하기 가장 좋은 지점이라고 판단한다.
연말까지는 대형주에 대한 투자가 유효하다. 배당을 노린 외국인 프로그램 매매 유입시 대형주 위주의 수혜가 예상된다. 또한 12월에는 유달리 대형주가 중소형주보다 강했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IT에 대한 낙관적 시각도 유지한다. 미국 연말 소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긍정적으로 보는 IT 내 반도체 업종은 대형주 비중이 특히 높아 12월 투자 전략과도 합치한다. 삼성전자가 올해 시가 기준 1%의 배당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미국 고용 지표 호전으로 미국 증시가 재차 역사적 고점 수준에 임계했다. 11월과 비슷한 그림이다. 일단 코스피도 2050까지는 다시 키맞추기를 할 때다. 2000 아래에서는 주식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비트코인에 대한 열기는 한마디로 광풍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며 올 한해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9063% 폭등, 거래량도 66% 급증했다. 그러나 지난 주 후반 미국, 캐나다, 유럽에 이어 중국까지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에 나서며 비트코인 가격은 단 사흘 만에 고가대비 43.7%의 급락세(10월7일 종가 기준)를 보였다.
이처럼 펀더멘털로 설명이 어려운 광풍과 열기는 '소로스의 재귀성(Reflexity) 이론'을 살펴보면 일정부분 이해할 수 있다. 재귀성 이론은 '세상은 불완전하다'라는 전제하에서 시작한다. 시장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 그 영향이 다시 시장 가격에 미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은 균형을 이루기보다는 극한적인 수준에 도달한 이후에야 안정기조로 되돌아오는 습성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소로스의 재귀적인 현상은 금융시장에서도 자주 관찰된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투자심리는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무언가 불균형이 생기면 그것은 균형점을 찾아가기보다는 일정기간 동안 한 방향으로 확대되어 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코스피의 부진도 해묵은 양적완화 이슈에 엔화약세,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 실적 불확실성 등이 꼬리를 물며 서로 심리적인 부담을 가중시킨데 기인한 바가 크다.
그러나 지난주 후반부터 코스피 시장에서는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와 그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즉, 하락 변동성으로 인한 불균형이 일정수준 이상으로 커지며 실제(펀더멘털 및 밸류에이션, 가격 등)와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분위기 반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번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전후로 프로그램 매물소화 과정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펀더멘털 모멘텀에 가격 및 밸류에이션 매력도, 가벼워진 수급부담, 연말 배당수요, 춘절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상승추세로의 진입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결국, 턴어라운드 과정을 거친 이후에는 선순환 구도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김병연·유익선·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상황이지만, 후행지표인 고용지표 개선세가 가시화되면서 소비 주도의 미국경제가 안정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다만 당장 오는 13일 재정개혁안 합의 시한을 앞두고 재정정책 불확실성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양적완화 축소 이슈는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한국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이탈은 현·선물 베이시스 악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하며, 향후 연말 배당관련 인덱스 자금 유입 가능성이 유효한 만큼 외국인 수급 민감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일 시점이다.
물가상승률 하락과 수출 둔화로 유로존 경기 재하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물경기 회복에 비해 빠른 속도로 상승한 유로화가 수입물가 하락 및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 한해동안 글로벌 자금은 선진국 경기회복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슈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외국인의 추가 순매도도 가능한 상황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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