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을 전문으로 처리하는 중국 신다(信達)자산운용이 홍콩 주식시장 기업공개(IPO)에서 25억달러를 조달하는데 성공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다는 중국이 1999년 국유은행의 부실채권 처리를 위해 만든 4개 배드뱅크 가운데 한 곳이다. 신다는 이번 IPO를 전환점으로 배드뱅크로서의 전통적 역할에서 탈피해 자금난에 처한 기업들을 지원하는 종합금융기관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신다는 중국 재정부가 전체 지분의 83.5%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연금펀드가 8%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는 UBS, 시틱캐피털, 스탠다드차타드(SC)가 각각 5%, 2%, 1.5%씩 나눠갖고 있다.
신다는 이날 공모가 예상 밴드 3~3.58홍콩달러 가운데 최상단인 3.58홍콩달러(미화 46센트)에 53억주를 발행했다. 당초 25억달러 조달을 목표로 한 IPO 였지만 650억달러의 유동성이 몰리는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신다의 25억달러 IPO는 올해 홍콩 주식시장에서 단행된 IPO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종전 최대 기록은 시노펙 엔지니어링의 18억달러 IPO다.
WSJ은 투자자들이 신다의 IPO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중국 배드뱅크 가운데 신다가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상장하는데다 중국에서 커지고 있는 부실채권에 대한 우려가 신다의 성장으로 직결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홍콩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의 부실채권 증가는 신다의 성공적인 IPO를 이끈 원동력이기는 하지만, 일반 은행들에게는 순익을 갉아먹고 주가를 떨어뜨리는 골칫덩이다. 충칭은행을 비롯해 올해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 은행들은 부실채권 부담 때문에 대부분 공모가를 밑도는 부진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금융정보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홍콩 IPO 시장 규모는 156억달러로 세계 4위다. 400억달러를 조달한 뉴욕증건소가 세계 IPO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나스닥과 런던거래소, 홍콩거래소가 잇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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