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용준 인턴기자]
‘정담 남원 추어탕’은 방배 메디칼 병원 앞에서 좌회전 후 한 블록을 더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이곳의 위치는 ‘방배 먹자골목’의 끝자락으로 식당 앞에 놓인 대야 속 미꾸라지들이 먼저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중국 고서 본초강목은 미꾸라지를 몸을 덥게 하고 원기를 돋우며, 술을 빨리 깨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소개한다. 이 민물 어종은 영양학적으로도 단백질이 풍부하고 성장기 어린이나 노인에게 중요한 라이신을 많이 함유한 식품으로, 예부터 육류의 소비가 쉽지 않던 농촌에서 보편적인 영양공급원이었다.
‘정담 남원 추어탕’ 김종현 대표는 그런 미꾸라지의 효능을 설파하기 위해 직접 가게를 낸 사람이다. 현재 추어탕은 보양식이라는 별식으로 자리 잡고 대중적인 음식으로는 점차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는 바, 그는 오랜 노하우를 집약시킨 다양한 시도로 추어탕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입구의 미꾸라지들을 뒤로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정갈한 인테리어와 함께 약 40~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식당 내부와 마주하게 된다. 벽에 걸린 포스터는 ‘추어탕을 맛있게 먹는 법’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 고객을 배려하는 사장님의 마음 씀씀이를 느끼게 한다.
이 집의 주 메뉴는 깔끔한 국물이 돋보이는 ‘추어탕’이다. 그 비법은 들깨. 보통의 추어탕은 들깨가루를 뿌려 먹지만, ‘남원 추어탕’은 들깨를 우린 물로 육수를 만든다. 고소한 들깨향이 살아있는 건 물론 텁텁하지 않은 국물로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는 20년 가까이 ‘남원 추어탕’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김 대표 장모님의 노하우란다.
인근에 사무실이 모여 있어 주 고객층은 회사원들이다. 특히 단골손님이 많은데, 점심 때 가볍게 들려 추어탕 국물 한 그릇을 뚝딱 비우면 하루가 든든하다. 인근 주택가 주민들도 저녁 시간에 많이 찾는다. 최근 여성 손님들의 방문이 늘고 있는데 모든 건 ‘정담 남원 추어탕’ 특유의 가볍고 고소한, 들깨 우린 국물 맛 덕분이다.
김 대표의 ‘미꾸라지 대중화’ 노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정담’ 스타일의 약 20년 노하우는 어린 고객들을 위한 ‘추어 돈가스’와 ‘추어 만두’를 개발해냈다. 먼저 ‘추어 돈가스’는 국산 돈육 위에 얇게 뜬 추어포를 올려 튀김옷과 함께 조리한 것이다. 아이들은 식재료의 맛과 냄새에 대한 부담 없이 청정 미꾸라지의 풍부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
‘추어 만두’는 돼지고기와 미꾸라지를 적절히 배합한 속 재료를 가지고 만든 것으로, 물만두와 군만두 2종류를 제공한다. 어른들은 술안주로 매콤한 군만두를 즐겨 찾고 아이들은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다고 한다. 이들 메뉴 구성은 영양 식품인 미꾸라지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사장님의 노력과 수십 년 노하우가 집대성된 합작품이다.
식당의 재료는 김치와 깍두기 같은 밑반찬부터 시작해서 각종 양념을 포함한 돈육과 미꾸라지까지 전부 국내산이다. 요즘 세상이 흉흉해서 먹을거리 하나를 고를 때도 원산지는 물론이고 위생 상태까지 꼼꼼하게 따져보게 되는데, 믿을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든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추어탕 한 그릇 뚝딱 비우기에는 ‘정담 남원 추어탕’이 제격이다.
전화번호는 02-583-7588
장용준 인턴기자 zelr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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