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북한 개혁개방의 아이콘'으로 손꼽히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실각했다면 남북관계와 북중경협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대북전문가들은 일단 대부분 북한의 개방개혁노선의 큰그림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성택은 김정일 시대부터 북중경협을 총괄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장성택은 2011년 김정일 방중을 계기로 본격화한 황금평·위화도 특구와 나선 특구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다음 해 4월에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로 얼어붙은 북중관계도 장성택의 당시 방중으로 해빙국면을 맞이하기도 했다. 그만큼 장성택은 북중관계에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장성택이 실각했다면 이후엔 북중경협을 이끌고 갈 연결고리로 김기석 국가경제개발위원장을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지난 5월29일자로 제정한 '경제개발구법'에 따라 '국가경제개발위원회'를 발족하고 중앙급 14개 특구와 지방의 13개 개발구를 지정해 외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 중심에 김위원장이 있고 북중경협을 이끌어 나갈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에서 남북경협은 노동당 통일전선부에서 담당한다. 하지만 장성택이 남북대화에서 역할을 해온 만큼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특히 최근 다시 물꼬를 트기 시작한 개성공단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에 대한 남북 협의와 정부가 북한에 거듭 촉구해온 이산가족 상봉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최악의 경우 김정은이 체제 결속을 위해 대남 도발을 감행할 우려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장 부위원장의 실각설을 계기로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며 "하지만 김정은의 입장에서 측근들의 숙청이 권력 공고화의 일환이라면 대화나 적극적인 남북경협에도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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