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이제는 여성이 벽을 넘어설 때가 아니다. 여성의 비교우위를 이야기해야할 때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은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 여성 리더스 포럼에 참가해 "입사할 때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를 수 있다는 사실과 가능성을 당연시하는 여성 인력은 적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최근 여성임원들이 늘면서 요즘에는 여성 신입사원들도 자신이 임원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CEO까지 이를 당연시 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사회와 조직에 많은 숙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임원들과 일하다보면 세심함, 꼼꼼함, 전문성 등에서 절대적으로 높은 역량이 있음을 깨닫는다"며 "여성의 비교우위와 전문성 역량 등에서 더욱 앞서 나가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박 회장은 과거 기업인으로서 인도를 방문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인적자산에 큰 눈을 떴다"고 돌이켰다.
박 회장은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헤드헌팅 회사를 방문했는데, 내게 단정적으로 '당신의 회사는 인도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다"며 "무슨 말이냐 물었더니,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에 인도인 CEO가 몇 명이 있는지 나열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도인이 그 회사에 취업할 때는 당연히 사장이 되리라는 꿈을 품고 입사한다. 그러나 당신 회사에서는 뉴델리 지점장이 최고 자리일텐데 어떻게 인도의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겠느냐'고 내게 말했다"며 "그게 벽이다. 여성에 대해서도 똑같은 사회 분위기와 인식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박 회장은 "사회 인식은 물론, 아직까지 조직에서도 이를 수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고 많은 숙제가 남아있다"며 "여기 모이신 분들이 서로를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W리더십, 세상의 중심에 서다; First-in-Line'을 주제로 한 이날 포럼에서는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 등이 연사로 나섰다. 또한 정계, 학계, 업계, NGO 등 다양한 분야의 여성 리더 22인으로 구성된 멘토와 차세대 여성리더 600여명이 멘티로 참가했다. 아울러 김태호 MBC 무한도전 PD와 장미란 청년특별위원회 위원, 장윤주 모델도 특별 연사로 나섰다.
한편 이번 포럼은 아시아경제신문이 주최하며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여성벤처협회가 후원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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