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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사고제철' 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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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안전사고…경영진 안전불감증 도마에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김승미 기자]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안전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이 회사 경영진의 안전 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3일 현대제철과 민주노총 충남지역 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50분께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철근제강 공장 지붕 위에서 정기 안전점검을 하던 현대종합설계 소속 노모(38)씨가 20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현대종합설계 관계자는 "직원 2명이 구조점검을 위해 옥상에서 이동하던 중 노씨가 지붕의 채광판을 밟았다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노씨가 소속된 현대종합설계는 2001년 현대건설에서 분사한 건축설계ㆍ안전진단ㆍ시설설비 업체로 내년 3월 말까지 현대제철 당진 공장 3곳에 대해 구조물 안전진단을 하기로 현대제철과 계약을 맺었다. 사고가 난 공장은 현대제철이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하기 전부터 가동돼온 곳으로,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26일 유독가스 유출로 근로자 1명이 숨진 지 일주일 만이다. 올해 들어서만 4번째 사망사고로 모두 8명이 숨졌다.


지난달 26일 오후 현대제철 내 그린파워 발전소에서 가스가 누출돼 양모(51)씨가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지난 5월에는 현대제철 C지구 전로제강공장 3전로 내부 보수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한국내화 직원 이모(32)씨 등 5명이 아르곤 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는 긴급 논평을 통해 "5월10일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 후 10월 추락사 1명, 11월26일 당진 공장 내 현대그린파워 질식사 1명에 이어 올해만 사망사건이 벌써 4번째"라며 "사고 발생일은 지난달 26일 발생한 가스질식사고와 관련 고용노동부의 특별점검 첫날"이라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개월새 사망 사고가 잇따랐다는 것은 안전불감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안전에 대한 보다 강화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제철이 사고 후 후속조치 과정에서 '자신들과는 상관이 없다'는 식의 나몰라라 대응도 문제다. 실제 최근 잇단 사망사고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그린파워발전소의 가스 누출이나 현대종합설계 추락 사고는 매우 안타깝다"면서도 "현대제철의 책임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그린파워의 경우 현대제철소 부지 내에 있는 건 맞지만 별개의 회사여서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 추락 사고도 안전 점검을 위해서 나섰다가 빚어진 불의의 사고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회사가 무관하다고 하는 것은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며 "경영진이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생긴 일인 만큼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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