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마이클 헬벡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부행장은 3일 100개 가량의 한국 SC지점 축소와 관련, "은행산업 급락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헬백 부행장은 이날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 은행산업 환경이 가파르게 축소되고 있다(declined sharply)"며 "3분기 은행권의 적자 기록은 유례없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국의 경우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는 고객이 매우 적다며 "은행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문을 열며 고객에게 방문해 달라고 하는 것은 더 이상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지점을 없애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고객을 유도하기 위한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스마트폰 영업 강화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 영업 활성화 등이 대표적이며, 영업시간도 탄력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그는 "일부 지점에는 영업시간을 다르게 운영해 고객이 퇴근 후에도 은행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점 축소에 따라 구조조정 우려도 있지만,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어떤 지점을 없앨지는 정확히 정하지 않았다"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며, 직원들을 다른 영업점 등에 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일부 직원들의 경우 한국이 아닌 해외 영업점 등으로 보내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며 "현재도 이런 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며 그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한편 헬백 부행장은 이날 CEO간담회에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외국계 금융사들의 고배당 문제를 지적한 것과 관련, "한국의 정서에 공감한다"며 "해결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SC 본사에 보고할 때면 론스타의 '먹튀' 등 한국의 배경을 매번 설명하곤 한다"며 "한국 대중이 고배당 문제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해 대중이 금융권을 신뢰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시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외국계 투자자 중에는 장기적인 투자자도 있지만, 단기적 투자자 등 여러 종류의 투자가 있는 만큼, 지나친 배당 규제는 오히려 장기적으로 한국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사모투자(PE) 등 수익을 위해 투자하는 회사들에게 고배당이 어려운 것을 여론 때문이라고만 하긴 어렵다"며 "이 경우 투자 규모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점은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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